2009년 기축년의 새해가 밝았다. 2000년대의 도래를 환영하며 ‘밀레니엄 시대’라는 말을 운운하던 때가 엊그저께 같다. 지구가 멸망하니 어쩌느니 하며 갖은 의심과 더불어 수많은 밀레니엄둥이의 탄생이 보여주듯 우려와 희망을 동시에 품고 시작한 2000년대. 2000년 하고도 어느 새 9년이나 보태졌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던데 우리는 그 동안 무엇이 얼마나 변했나?
끝이 안보이던 IMF위기. 나라는 물론 가정까지 뒤흔든 핵폭탄급 경제위기로 우리나라는 보릿고개를 맞았다. 이는 지난 9년간 차츰 회복 기세를 보이다 최근 또 다시 위기를 맞았다. 사실 대학생이라는 신분으로 바라보는 현재는 극심한 경제불황보다는 실업한파에 눈길이 간다. 살인적인 등록금에 허리가 휘어가는 부모님을 바라보는 것이 죄스러웠고 아등바등 학점의 노예로 보낸 4년. 하지만 그 끝은 실업한파 앞에 작아지고 만다. 그러나 만물은 순환한다. 끝 없이 신진대사하는 그 속에서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고 그 끝엔 또 다시 새로운 시작이 기다리고 있다. 하나같이 현재를 위기라고 외치는 지금, 누군가는 희망을 노래할 수 있어야 한다. 늘 새해가 밝으면 희망을 얘기하며 서로를 위로하듯, 그 초심처럼만 만사를 대한다면 위기는 더 이상 위기가 아니다. 극복하지 못할 위기는 위기에 머무르지만 극복할 의지가 충만하고 절망 속에서 희망을 캐내는 우리가 존재하는 한 실업한파는 우리에게 더 이상 위기가 아니다.
새해가 밝고, 나이 한 살 더 먹고, 한 학년이 올라가면서 그대의 어깨에 지워진 짐이 더욱 그대를 짓누른다할지라도 고개를 들어 멀리 내다보고 숨을 가다듬고 다시 시작하라. 어두운 밤 일수록 밝은 별은 더 빛나는 법이다. 그대는 아직 젊다. 우리에게 주어진 최고의 특권은 ‘젊음’이다. 젊기에 실패해도 다시 시작할 수 있는 패기와 열정이 있다.
2만 학우 전남대인이여! ‘꿈이 없는 자에게는 눈 앞의 구름이 보이고 꿈을 가진 자에게는 저 너머 푸른 하늘이 보인다’는 어느 광고의 멋진 카피처럼 눈앞의 어둡고 칙칙한 구름보다는 멀리 푸른 하늘을 내다보고 달려가는 용봉인이 되자. 그대의 새해에 축복과 안녕이 깃들길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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