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우리학생회’ 여러분! 당돌하게 글을 올리게 됨을 너그럽게 이해해주셨으면 합니다.
  요즈음 학생회 선거가 한창입니다. 올해도 어김없이 ‘우리학생회’만의 솔로 총학생회 선거가 진행 중인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해를 거듭할수록 ‘학생’들은 ‘학생회’에 대해서 심각하게 무관심해지고 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우리학생회’가 ‘학생’에게 먼저 다가가서 소통의 문을 여는 것 뿐이라고 감히 충언을 드리는 바입니다.
  지난 40대 ‘우리학생회’는 다른 어느 해의 학생회보다도 ‘公약’을 ‘空약’화하셨던 것 같습니다. 특히 주요 공약 중 하나였던 ‘학생과의 소통’에 대해서는 그 노력을 전혀 느낄 수 없었습니다.
일례로 지난 8월부터 관리한 전남대학교 총학생회 블로그에는 단 한명의 ‘학생’의 글도 게시되지 않았습니다.
  그렇다고 블로그를 찾아가서 글을 게시하지 않은 ‘학생’들을 탓할 것입니까. 아니면 스스로 학생들과 소통할 의지가 전혀 없었다고 솔직하게 시인해주시겠습니까. 혹 이번 선거에서 ‘우리학생회’가 당선이 되신다면 부디 ‘학생’들과 성공적으로 소통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기대합니다.
  어제는 41대 우리 총학생회 후보들이 내놓은 정책공약집을 봤습니다. 여전히 학생의 권익 신장에 대한 노력보다는 거시적인 사회 문제의 담론에 신경을 쓴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심히 우려스러운 통일에 대한 관점을 담은 공약과 등록금과 관련한 공약 말고는 지난 ‘우리학생회’와 차별화할 수 있는 구체적이고 기발한 공약이 없으시더군요.
  그래서 아쉽지만 전 당신들의 역량이 무엇인지 전혀 알 수가 없었습니다. 그나마 한 가지 눈에 띄는 공약은 남북통일을 바라보는 관점이었습니다. 그런데 여기에 표현된 북한의 이미지는 ‘조국의 보물지도’였습니다. 또 ‘남북과 대륙을 연결하는 철의 실크로드는 한반도의 강성한 미래’라는 문구는 그대들이 그토록 증오하고 비판하는 보수 세력이 생각하는 통일의 당위성과 전혀 다를 바가 없지 않나요? 학생들에게 통일의 당위성을 설득하기 위해 극도로 위험한 경제 논리를 여과 없이 사용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아니, 오히려 훌륭한 전남대학교 선배님들께서 그동안 이루어놓은 통일 운동의 순수성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문제라고 보입니다.
  모든 선거의 후보자는 유권자에게 비전 있는 공약과 자신이 갖고 있는 이념을 제시함으로써 그 평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 모든 과정에서 유권자와의 ‘소통’이 중요함은 물론입니다.
아무쪼록 41대 ‘우리학생회’ 후보들이 ‘자랑스러운 전남대학교’의 총학생회를 이끌어 갈 자격이 있는지 스스로 생각하는 기회가 되셨기를 바라면서 이만 글을 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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