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스런 아내의 깊은 향이 배인 찔레꽃 차', '사랑 듬뿍·열매 듬뿍·뽕나무열매 오디차', '좋은 마음을 갖게 하는 오미자차'. 차 이름보다 차에 대한 설명이 더 감칠맛 나는 이것은 다름 아닌 '물소리 바람소리'만의 특별한 메뉴다.
담양 가사문학관 옆에 위치하고 있는 '물소리 바람소리'는 우리의 일상에서 점점 사라져 가고 있는 전통차와 약간의 먹거리를 파는 전통찻집이다. 탁 트인 창 너머로 나무와 꽃들이 어우러진 뒤뜰이 보이는 이곳은 버섯 모양의 지붕을 이고 아담하게 자리하고 있다. 안으로 들어서면 천문도와 김홍도의 씨름도가 천장을 장식하고 있고 벽면에는 산수화가 그려진 부채와 각종 서예작품들이 전통적인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다.
오래 전부터 전통차에 대한 조예가 깊었던 사장 김요수 씨(29)는 "요즘 들어 우리의 전통적인 음식들이 사라져 가는 것 같다"며 "몸에 좋은 옛날 음식들을 직접 만들어 많은 사람들이 접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말한다. 자연 그대로의 전통차를 만들기 위해 김씨는 담양과 장성 일대의 산을 돌아다니면서 꽃과 열매를 채취한단다. 그래서인지 '자연에서 얻어다 정성으로 만들었습니다'라는 문구아래 적혀있는 전통차와 술의 메뉴에 정성이 느껴진다.
"7시간동안을 끓였지만 더 끓여야 한다"며 대추차를 건네는 김씨는 "요즘 사람들은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이유로 우리 차를 끓여 마시기를 꺼려한다"고 꼬집었다. 대추를 고르고 대추차를 끓이는 방법을 설명하는 김씨는 "전통차를 끓일 때에는 무엇보다도 정성이 담겨야 한다"고 강조한다.
우리 것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가진 김씨는 "전통이라고 해서 대단한 것은 아니다. 전통은 사소한 것부터 알아 가는 것"이라며 우리 나라의 전통 기념일인 '머슴날'을 알려준다. "과거에 우리 나라에서는 음력 2월 1일을 머슴날이라 하여 머슴이 하루 쉬면서 주인과 터놓고 이야기 할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며 "잊혀진 것들을 알아 가는 것이 전통을 이어가는 것이다"고 전한다.
"미인에 대한 우리의 전통적인 기준 또한 사라진 것은 아니다"며 "언론이 만들어 낸 서양 미인의 기준에 맞춰 길들여져 우리 고유의 기준이 잊혀졌을 뿐이다" 고 말한다. "우리의 전통도 잊혀졌을 뿐 사라져버린 것이 아니다"며 "잊혀졌던 전통을 알아 가는 것이 중요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손님들이 우리 것을 가까이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김씨는 "이곳에 와서 전통차와 전통문화를 접하고 우리 것을 알아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한다.
광주에서 그다지 멀지 많은 곳에 있는 '물소리 바람소리'. 시내버스를 타고 소쇄원으로 가는 길에 잠시 들러 전통차 한잔을 마시면서 우리 것을 느껴보는 것은 어떨지.
/전대신문 심기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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