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취업준비를 하던 젊은 친구가 세상을 떠났다. 원인은 신호를 무시하고 달려온 오토바이와 정면으로 충돌하였기 때문이다. 너무나 사랑스러웠던 그 미소가 지금도 뇌리에서 지워지질 않는다. 그 뒤로부터인가 오토바이 엔진 소리만 들어도 왠지 가슴이 떨리고 불안해진다.
  전남대학교 캠퍼스에도 차량과 오토바이가 몰라보게 늘어난 것 같다. 가끔은 캠퍼스 전체가 마치 대형 주차장을 방불케 하는 느낌까지 들 때가 있다. 심할 때에는 사람이 차량들로 인해 제대로 다니지도 못 할지경이니 말이다. 최근엔 고유가 때문인지 자전거들까지 가세하고 있다.
  교내를 질주하는 차량, 오토바이, 자전거 등을 보면서 신변에 위협을 느껴 본 사람은 비단 혼자만은 아닐 것이다. 이따금 접촉 사고가 일어나 부상자도 발생하고 있는 것 같다. 실제로 사고현장을 목격하거나 사고로 학생이 병원에 실려 갔다는 이야기라도 들을량이면 뭐라 할 말을 잃게 된다. 캠퍼스 내는 편하게 다닐 수 있어야 할 텐데 생명의 위협까지 감수해야 한다면 이는 캠퍼스라고 할 수 없을 것이다.
  흔히 교통수준은 일반사회의 척도라고 한다. 우리 학교의 교통 매너 수준이 곧 바로 우리 학교의 질서, 예의 등의 수준을 나타낸다고 볼 수 있다. 수도권에 있는 대학에 비해 지방 대학은 교통여건이 좋지 않아 자가용을 비롯하여 오토바이나 자전거를 많이 이용하는 편이다. 하지만 적어도 캠퍼스 내에서는 교통 매너를 제대로 지켜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물론 여기에는 보행자들의 매너도 포함된다.
  현재 교내 속도규정은 시속 30㎞ 이하로 제한하고 있다. 그러나 이를 훨씬 넘은 차량들이 많고 특히 배달 오토바이의 속도는 눈짐작만으로도 40㎞가 넘는 것 같다. 갑자기 이들 차량이나 오토바이와 마주치게 되면 충돌을 피할 수 없게 된다. 게다가 오토바이의 경우에는 헬멧을 착용하지도 않는 채 뒤 좌석에 사람까지 태우고 다니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일본 대학가에서도 캠퍼스 내 교통 매너에 대해서 많은 논의가 있다. 결코 좋은 환경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교내 제한속도는 대부분이 20km이하다. 그리고 교내에서 차량을 통제하고 있고 캠퍼스 내 갓길 주차도 금지하고 있는 곳도 많다. 미국의 경우에는 구내주차 벌금제도를 도입하고 있는 대학도 있다고 한다.
  이에 대해 우리 학교 측에서도 여러 가지로 대책마련을 위해 고심 중일 것으로 생각되지만 무엇보다도 대학 구성원 각자가 남을 헤아리는 마음을 가져야 할 것이다. 매너라고 하는 자율규제가 제자리를 찾지 못하면 결국 공적인 강제규제를 받게 되고 만다. 하지만 이미 대책마련을 고심해야 할 상황에 처해 있다는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굳이 없어도 될 규제를 대학 구성원들이 지키지 않아 스스로를 옭아매는 강제규제를 만들어야할 형편에 왔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자칫하면 대형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 개연성을 안고 있는 캠퍼스. 사고는 당사자인 가해자와 피해자뿐만 아니라 가족과 친구 모두들 한 순간에 불행의 늪에 빠뜨릴 수 있다. 사고 방지는 차량·오토바이·자전거 운전자, 그리고 보행자 모두가 각자 매너를 지키고 서로 양보하는 마음을 갖는 것에서 부터 시작된다. 안전하고 원활한 캠퍼스 내 교통 매너가 지켜졌을 때 비로소 성숙된 대학사회가 이루어진다고 본다면 안전운행을 위해 캠퍼스 전체가 혼연일체가 되어 노력해야 할 것이다. 신성한 배움의 터전에서 슬픈 사고를 미연에 막기 위해서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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