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문학사상 괴테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만큼 큰 반향을 일으킨 소설은 찾기 어렵다. 1774년 발표된 소설의 줄거리는 남의 약혼녀 로테를 사랑한 베르테르가 권총 자살로 생을 마감한다는 것이다. 당시 25세이던 괴테 자신의 실연 체험에 절친한 친구의 자살을 접목해서 썼다. 하지만 작품의 주제는 인습과 체제, 귀족 지배에 반항하는 젊은 지식인의 열정과 좌절이었다. 며칠 전 스스로 삶을 마감한 연예인 자살 소식이 마음을 우울하게 한다. 같은 날 지방에서도 생활고를 비관한 어머니가 자식들을 앞세우고 삶을 마감했다. 보건복지가족부의 조사에 따르면 하루 34명의 한국인이 자살로 생을 마감한다고 한다. 이는 2006년에 비해서도 11%이상 증가한 수치고, 더욱이 20~30대 젊은 남녀의 사망 원인 중 1위가 자살이라니 그저 놀라울 뿐이다. 취업에 좌절해서, 생활고로 하여금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그들. 자살과 관련된 소식을 매체를 통해 날마다 접하면서 우리는 당연한 사실처럼 받아들이고 있지 않은지 내심 두려워진다.
  학교 내에 걸려있는 수많은 취업정보게시판과 잘 먹고, 잘 사는 법에 관한 수많은 정보들. 잠시 걸음을 멈추고 생각해 보자. 20~30대에 가장 필요한 교육중점은 “어떻게 인생의 난관(難關)을 극복하고, 좀 더 자신의 내면(內面)을 아름답게 꾸며 나갈 수 있는 지”에 관한 것이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초·중 ·고· 대학교 과정, 그리고 사회생활 속에서 우리는 너무나 억압적인 좁은 문에 들어가는 방법만 훈련받고, 훈련되어가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물론, 현대사회에서 먹고 사는 문제도 중요하다. 좋은 직장에 들어가서 좋은 집과 좋은 차를 타고 다니며 웰빙하고 싶다. 하지만 언제 찾아올지 모르는 죽음의 문제를 먼저 생각하며 이해하고, 인생의 마지막 단계인 ‘아름다운 죽음’이 생명을 받은 인간의 소망이어야 함을 우리는 가슴깊이 새겨야 하지 않을까 싶다.
  지금 잠시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갖자. 내가 만약 극단적인 스트레스 상황에 처해있고 막다른 골목에 몰렸다는 생각이 들 때, 나는 과연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해야 할 것인가. 개개인, 학자, 단체, 학교 그리고 우리 사회는 어둠의 그림자에 혼자 있는 그들은 위해 어떤 그물을 짜야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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