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우리에게 어떤 존재인가? 우리를 공산화의 위기에서 구해줬고 패전국을 장악한 진주군이 아니라면 우리가 초대한 미군은 이제 그 역할이 끝나 철수해야 하는가?
  미국은 2007년도 세계 총생산액 48.24조 달러 중 28.7%인 13.84조 달러를 생산했고, 매년 세계 국방비의 48%(2005년 4,800억 달러) 정도를 지출하는 강대국이다.
  또한 일본은 2007년도에 4.38조 달러로 2위, 중국은 3.25조 달러로 4위이며, 각각 매년 세계 국방비의 약 4%를 지출하고 있다. 반면에 한국은 2007년 0.96조 달러로 13위, 국방비는 세계 국방비의 1.5~2% 정도를 지출하고 있다.
  국가의 일차적 책무는 다른 나라의 침략으로부터 자국민을 보호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강한 군사력을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 영토(領土)란 바로 자국의 명령이 통하는 땅을 말하고, 명령이 통하기 위해서는 군사력과 이를 뒷받침하는 경제력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스스로의 힘이 부족할 때는 외교를 통해 외국과의 동맹을 강화함으로써 부족한 힘을 채울 수 있다.
  이런 경우 외교의 기본은 원거리 강대국과 동맹을 강화하여 근거리 강대국을 견제하는 것이다. 근거리 강대국은 언제나 근린 국가의 땅에 관심이 많기 때문이다. 한·중·일의 역사가 이를 잘 보여주고 있다.
  한-미 동맹을 강화해야 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한국 전쟁 이후 이승만 대통령이 잡아 놓은 주한 미군을 빼고서는 반세기가 넘게 이 땅에 전쟁이 없었던 사실을 설명하기 어렵다. 잠재되어 있는 독도 문제도 사실은 지난 정부의 한·미 동맹 균열과 미-일 동맹 강화 사이에서 불거진 것이다. 한국이 군사적으로 일본을 제압할 수만 있다면 일본은 독도를 거론하지 못한다. 중국의 동북공정이나 ‘이어도’ 떼쓰기도 마찬가지다. 러시아와 북한의 두만강을 둘러싼 영토 재획정 문제도 국제 사회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를 잘 보여주는 것들이다.
  한-미 동맹 강화를 주장하면 친미주위자로 몰아붙이거나, 미군의 한국 주둔이 미국을 위한 일이지 어찌 한국을 위한 일이냐고 반문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용미(用美)로 내 나라를 잘 지키자는 것이 잘못일 수 없으며, 자국의 이익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자원을 써가며 외국에 주둔할 군대는 없다는 점에서 이런 반문은 틀렸다.
  북한 때문에도 미국과의 동맹은 강화돼야 한다. 우리가 어떠한 지원을 하더라도 사유 재산권을 부정하는 사회주의 체제가 유지되는 한, 북한 경제는 결코 살아나지 않으며 붕괴할 수밖에 없다. 핵무기 보유도 체제 유지에 도움이 되지 못한다. 핵무기로 말하자면 엄청나게 많은 핵탄두를 보유했던 구소련은 붕괴하지 않았어야 했다. 그러나 나라의 간판을 내리고 여러 나라로 재편됐다. 북한 붕괴 이후 그 땅이 한국령에 속하는 통일을 하기 위해서도 근거리 강대국인 중국과 일본을 견제할 수 있는 원거리 강대국인 미국과의 동맹은 더욱 강화돼야 한다.
  이제 반미 데모에 열을 올리는 에너지 낭비와 독도는 당연히 우리 땅이라는 순진한 생각에서 벗어나 철저하게 이해관계에 얽혀 돌아가는 국제적 현실을 바로 볼 수 있는 안목을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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