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친구들 중에 내가 정말 아끼는 중국인 친구 셋이 있다. 전남대에 다니는 대학원생 친구 하나, 학부생 친구 하나, 그리고 서울에서 대학원을 다니는 친구 하나, 이렇게 셋이다. 그 셋은 또 친구여서 나까지 넷이 서로 친구다. 지난 토요일, 서울에서 대학원을 다니는 친구가 광주에 놀러왔다. 그 친구가 백화점에서 살 것이 있다고 해서 함께 백화점에 갔다. 내 친구는 마음에 드는 옷을 골라 입었고, 백화점 직원은 내 친구를 보고 “정말 잘 어울리시네요. 고객님은 얼굴이 하얘서 어떤 옷이든 다 잘 어울리시는 것 같아요”라고 했다. 내 친구는 기분 좋게 옷을 사고 나가면서 이렇게 말했다. “아까 중국 친구들이랑 충장로에 갔었는데 거기서는 우리가 중국인인 걸 알고 나서부터 완전히 무시하다가 계산 할 때만 손님 취급을 해주더라”며 “여기는 역시 비싼 옷을 파는 백화점이라 내가 중국인인 걸 알아도 대우가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 말로 나를 마음 아프게 했던 그 친구는 광주에 있는 중국인 친구 둘과 함께 서울에 올라가서 27일에 있을 올림픽 성화 봉송 행사를 볼 것이라고 했다.
  27일 밤, 한가로이 TV를 보고 있는데 뉴스에서 올림픽 성화 봉송을 저지 하는 한국인과 그 저지를 저지하는 중국인들이 격렬한 몸싸움을 하고 있는 모습이 흘러나왔다. 나는 가장 먼저 나의 세 중국인 친구들이 생각났다. 그 친구들 중 한 명에게 연락해 “괜찮냐”고 물었다. 그 친구는 “괜찮다”고 하며 “서울에 사는 네 친구들 괜찮은지 물어봐”라고 했다.
  우리나라에는 수많은 외국인 유학생들이 있다. 그 중 중국인 유학생들은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티벳 독립 시위 이후, 우리나라에 있는 중국인들에 대한 반감이 강해진 것으로 알고 있다. 심지어는 우리나라에 있는 중국인 유학생들에게 협박성 전화를 걸어 위협을 하기도 한다고 한다.
  이번 올림픽 성화 봉송 행사에서의 폭력 사태는 분명 잘못된 일이다. 그러나 티벳의 독립을 찬성·반대 하는 것을 떠나 ‘그 사람들이 내 친구들이라면’하는 생각을 갖는다면 그들이 ‘중국인이라는 이유만으로’ 그들을 괴롭혀서는 안 될 것이다. 그것은 또 다른 폭력이다. 아마 나도 내 친구들 중에 내가 아끼는 중국인 친구들이 있어서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것 같다. 어떤 물리적, 정신적 폭력에서든 ‘그 사람이 내 친구라면, 그 사람이 내 부모라면, 그 사람이 나라면’하는 생각을 잊지 말자. 감성적이지만 때로는 이성적으로, 이성적이지만 때로는 감성적으로.

저작권자 © 전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