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주목받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주목을 받으면 어느새 얼굴은 빨갛게 달아오르고, 심장은 콩닥콩닥, ‘심장이 뛰고 있구나’하고 느낄 정도로 뛰어댄다. 그런데 요즘은 주목받지 못하면 살아남지 못한다. ‘주목 받길 원하는 사회’이며 ‘주목 할 수 있게 해주길 바라는 사회’다. 그래서 난 요즘 생존의 위협을 받는다.
  동아리 홍보가 한창이다. 어느 동아리가 뒤질세라, 동아리 홍보 전단지를 수 백 장 복사해서는 눈에 잘 띄는 곳에 붙여놓기도 한다. 여기서는 홍보 문구도 중요하다. 시선을 사로잡을 수 있는 것이라야 한다. 자극적이고 호기심을 유발해 “어떤 동아리지?”하고 한 번이라도 더 생각하게 할 수 있는. 무조건적인 물량 공세와 재래시장에서 “싸요, 싸요”하듯이 “오세요, 오세요”하는 무식한(?) 방법은 먹히지 않는다. 시대는 예전 같지 않아서 동아리가 진정 추구하는 것은 잘 가려지고, 동아리를 수식할 수 있는 온갖 홍보 문구들만이 겉으로 드러난다. 그래서일까. ‘조금 더 색다르고 치열한 대학 생활을 원한다면 전대신문 수습기자에 지원해 보라’는 밋밋한 문구를 홍보 전단지에 써 놨더니 지원율이 저조하다. 전대신문은 동아리 홍보 전쟁에서 주목받지 못했다. 우리는 결국 홍보 전쟁에서 진 것일까.
  주목 받고 싶은 것은 비단 동아리뿐만 아니다. 총장 선거의 본격적인 막이 올랐다. 8명의 총장선거후보자가 예비 등록을 했다. 이들은 어떠한 방식으로 주목받을지 주목된다. 그러나 동아리처럼 여기저기 자신의 이력 또는 사진이 담긴 홍보 전단을 덕지덕지 붙여놓고 다닐 수는 없는 노릇. 화려한 홍보 문구로 신입생들을 현혹시키는 동아리 홍보와는 판의 크기도 다르고, 그 깊이도 다르다. 총장 선거가 끝나는 날까지 가장 자기다운 모습을 보여주었으면 한다. 더 잘 보이려고 노력하기 보다는 오히려 평소보다 더 자기답게 행동하고, 진실하게 행동했으면 한다. 대통령, 국회의원 선거철만 되면 복지시설을 찾는 정치인들에게 우리는 지칠 만큼 지쳤고, 그들의 거짓말에 속을 만큼 속았다. 더 이상 속고 싶지 않는 우리에게 진정한 자기를 보여주길 바란다. 평소 화를 잘 내는 사람이라면 똑같이 화를 내고, 웃음이 많은 사람이라면 똑같이 웃으면 되는 것이다. 나는 다른 것이 선거 운동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자신이 진짜 ‘총장감’이라면, 표를 모을 수 있는 최고이며 최선의 방법은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는 것’이다.
  더불어 이쯤에서 ‘진짜 총장감’을 알아볼 수 있는 총장후보선정위원회의 눈도 의심해볼만 하다. 화려한 홍보 문구에 현혹되지 않을 자신이 있는가. 진짜 속을 들여다 볼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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