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대학 시간표가 화·목요일에 편중돼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편중 현상은 50분 강의시간이 너무 짧아 수업의 효율이 떨어져 교수들이 화·목요일 수업을 선호하기 때문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같은 이유로 월·수·금요일에는 연강 수업을 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화·목요일 시간표 편중과 월·수·금 수업 연강은 학생들에게 불편을 주고 있다. /엮은이

▲시간표 편성, 무엇이 문제인가?
  이자연 군(기계과·2)은 “화요일, 목요일에 많은 과목이 편중되어 있는 것 같다”며 “듣고 싶은 과목 시간이 겹쳐서 듣고 싶은 과목 중 하나를 포기해야 한 적이 있었다”고 말했다. 마찬가지로 월요일 5·6·7교시 연강을 들으면 수업이 없는 수·금요일 5·6·7·교시 수업은 전부 못 듣는 경우가 발생해 두 과목을 포기해야 한다.
한편 화·목요일 수업을 선호하는 현상에 대해 안영진 교수(지리학과·경제·사회지리학)는 “출석을 부르고 나면 50분 수업은 너무 짧은 것 같다”며 “3·4학년의 경우 발표와 토론을 하는 수업이 있는데 발표와 토론 수업을 50분 안에 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불합리한 시간표 편성, 왜?
  현재 학교 시간표 운영 체제는 3가지 방식에 의해 짜여져 있다. 월·수·금요일 50분 수업과 화·목요일 75분 수업을 하는 방식, 월·수·금요일 중 이틀을 정해 하루는 1시간 수업을 하고 나머지 하루는 2시간 연강을 하는 방식, 마지막으로 실습이나 실험과 같이 시간이 많이 필요할 때 월·수·금요일 중 하루를 정해 3시간 연강을 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두 번째 방식의 경우, 2시간 연달아 수업을 하면 집중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다. 또 세 번째 방식의 경우에는 애초 취지에 따르면 실험이나 실습과 같이 시간이 오래 걸리는 과목만 3시간 연강이 가능하도록 해야 하나 별다른 규제가 없다. 따라서 실험, 실습 과목이 아닌 과목들도 3시간 연강 수업을 하는 등 학생들의 불편을 초래하고 있다.
  또한 우리 대학 시간표 편성은 우선 학사 관리과에서 교양 시간을 편성한 후 전공 시간을 각 단과대학에서 자율적으로 편성하는 식으로 이뤄지고 있어 시간표가 편중될 경우 강하게 규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학사관리과 장지영 씨는 “시간표를 중복 없이 짜라고 권장할 뿐 특별한 제재 방법은 없다”고 말했다.
한편 20년전 현재 시간표 운영 체제를 처음으로 고안한 정준민 교수(문정·정보경영학)는 “시간표는 하나의 약속이어서 정해진 규칙에 따라 짜야 한다”며 “시간표를 편성하는데 3가지 방법을 고수해 잘 활용한다면 확률적으로 시간표 중복 없이 시간표를 짤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 교수는 “나 같은 경우 이 3가지 방법을 잘 활용하고 있어 굳이 화·목요일에 수업을 편중하지 않아도 된다”고 덧붙였다.
  또 일부 편의상 시간표를 운영하는 교수들에 대해 “자기 편의를 위한 욕심을 버리고 시간표를 편성하는데 있어 규칙을 잘 준수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시간표 편성, 대안은 없나?
  시간표 중복으로 인한 학생들의 불편과 강의 시간의 비효율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요일에 관계없이 모든 강의를 75분으로 하는 대학도 있다.
  부산대의 경우 2005년부터 이미 강의실 이용문제와 강의 시간 편성의 효율성을 이유로 모든 요일 75분 수업을 실시하고 있다. 부산대 사회학과 김희제 교수는 “50분 수업 3번 보다 75분 수업 2번이 수업 진도 나가기에 더 좋은 것 같다”며 “50분 수업보다 75분 수업이 강의 내용도 더 알차게 된다”고 말했다. 경북대 역시 2003년부터 요일에 상관없이 75분 수업을 하고 있다. 이밖에 전북대는 강의 내용에 맞게 강의 시간을 유동적으로 조절하고 있어 강의의 효율을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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