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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르치고 배우는 즐거움겨울방학 수기 우수상(2)
전한(국문2)  |  cong@cnumedi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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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8.03.06  18: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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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에 들어온 후 두 번째 방학을 맞았다. 친구들과 방학계획에 대해 이야기하던 중 우연히 멘토링(Mentoring)에 대해 알게 되었다. 멘토링이란 초·중·고 학생을 가르치는 활동이다. 내 꿈이 한국어 교사라서 가르치는 것이라면 무엇이든지 관심이 있었다. 방학이 시작할 무렵 광주시교육청에서 주관하는 멘토링을 신청했다. 12월 말 내가 살고 있는 집에서 가까운 동림초등학교에 배정되어 연수를 받았고, 광주교육정보원에서 대학생 멘토링 연수를 받았다.
그런데 막상 연수까지 받고 나니 소심해졌다. 초등학교 1·2학년 아이들에게 영어를 가르칠 텐데 수업을 어떻게 해야 할 지 난감했다. 아이들의 영어 실력을 진단하는 테스트(test)는 어떻게, 수업은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인터넷을 찾아보았다. 다행히 수업자료를 많이 준비할 수 있었다. 그렇지만 가장 심각한 문제는 내가 아이들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 가이다. 특히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을 말이다. 말도 안 듣고 시끄러운데다 제멋대로인 아이들이라고 생각했다.
   
 
   
 

멘토링을 시작한 첫 날, 아이들과 서로 자기소개를 하고 출석부에 14명의 아이들 이름을 하나씩 써 넣었다. 수업자료를 나눠주고 간단히 오리엔테이션(orientation)만 했다. 다음 날, 나는 신기한 현상을 체험했다. 원래 나는 사람들의 이름을 잘 기억하지 못한다. 그런데 아이들의 이름을 모두 기억하고 부를 수 있었다. 지금도 이해가 안 되는 기현상(奇現象)이었다. 조그마한 아이들이 나더러 ‘선생님~’하며 따르는 걸 보니 아이들이 정말 귀엽게 보였다. 난생 처음 ‘선생님’소리를 들으니 기분이 묘하기도 했다.

수업 중에는 주로 프린트(print)를 이용했다. 먼저 아이들에게 수업내용을 설명하고 나서 아이들이 활동하는 순서였다. 수업 중 가장 힘들었던 것이 아이들에게 설명하는 것이었다. 일단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알아야 활동을 하든지 말든지 할 텐데 아이들은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꽃을 피우느라 여념이 없었다. 아이들을 의자에 다 앉히고 나면 간혹 한 두 명이 일어나 수업도구를 가져갔다. 수업내용을 설명하고 있을 때 가끔 몇몇 아이들의 얼굴이 아닌 뒤통수가 보이기도 했다. 그래도 나를 바라보고 나의 질문에 꼬박꼬박 대답해주는 아이들 덕분에 수업을 진행 할 수 있었다. 그리고 멘토링을 하면서 선생님의 자질에는 인내심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아이들이 직접 활동하기 전 내가 수업내용을 한두 번 설명한다. 활동을 시작하라고 가르쳐 준 다음에도 설명한 것을 또 물어보는 아이들이 있다. 모두가 함께 활동해야 하므로 당연히 반복해서 알려줘야 하는데 그게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아이들 두세 명이 번갈아가며 물어볼 때면 힘이 빠진다. 그래도 어찌할 것인가. 웃으면서 되풀이하는 수밖에. 아이들이 말을 안 들을 땐 ‘사랑의 회초리’로 책상을 치고, 소리를 꽥꽥 지른다. 그럴 때는 마치 오리가 된 기분이었다. 그렇게 아이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후 칠판을 향해 등을 돌리는 순간, 아이들은 또 수다삼매경에 빠지거나 교실을 돌아다닌다. 집에 돌아왔을 땐 목이 다 쉴 지경이었다. 고등학교에서 교편을 잡고 계신 아버지를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초등학생과 고등학생은 수준 차이가 커서 수업형태가 많이 다르겠지만 가르친다는 면에서 어려운 점은 만만치 않을 것이다. 그러고 보니 동림초등학교에서 마주치는 선생님들 모두가 훌륭하게 보였다.
   
 
   
 

지난 가을 전남대학교 언어교육원 주최로 외국인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는 봉사활동을 했다. 그 때도 느꼈지만 나는 남에게 무엇을 가르쳐줄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 내가 아는 것을 타인과 공유하는 기쁨은 돈이나 보석과 바꿀 수 없을 것이다. 훗날 내가 외국인을 대상으로 우리말과 글을 가르치는 한국어 교사가 되었을 때 이번에 경험한 멘토링이 큰 밑거름이 될 것이다. 2주 동안 미숙한 나를 따뜻이 대해주신 동림초등학교 선생님들과 부족한 수업을 끝까지 함께한 14명의 천사들에게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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