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한때 신입생이었다. 선배가 건네주는 술잔을 벌컥벌컥 들이키고 나서 돌아오는 칭찬에 우쭐해지던 꿈 많던 새내기.
  이제는 선배의 입장이 되어 맞는 이번 신입생 환영회는 예전과는 조금 달랐다. 대학생활을 좀 더 오래 해 본 입장에서 새내기들에게 해주고픈 조언들이 머릿속에 가득했지만 줄곧 달리기만 하는 술자리에서 이런 진지한 말을 꺼내기가 쉽지만은 않았다.
  물론 술잔이 오가며 선배와 후배 사이가 급속도로 돈독해지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뭐든지 과하면 덜한 것만 못하다는 말이 있듯이 이번 새터 문화를 엿보면 유흥적인 부분이 과한 듯 하다. 진정한 새터의 의미를 잊은 채 친목만을 위한 새터로 변질되어 버린 현실이 안타깝다. 게다가 이번 새터를 취재하면서 우리 대학에는 우리 대학만의 문화가 없다는 걸 깨달았다. 봉지에 빠뜨린 새내기를 보고 깔깔대는 것, 얼차려 당하는 우스꽝스런 모습에 왠지 모를 우쭐함을 느끼는 것 이것이 문화라면 문화라고 할 수도 있겠다.
  즐거움이 있는 새터도 좋지만 즐거움만 있는 새터가 되어서는 안되겠다. 당신이 진정한 선배가 되고자 한다면 ‘일선’과 ‘전선’이 무엇인지 구분조차 못하는 신입생에게 술자리 예절을 가르치기 전에 현재 신입생들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함께 고민해 봐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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