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는 개인이 할 수 없는 강한 힘을 가지고 있다. 큰 사회에서 개인의 목소리를 내는 일은 많은 용기와 노력을 필요로 하는 것이며 피곤한 일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자신과 비슷한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과 연대해 단체를 조직하고 용기라는 힘을 갖는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단체는 개인의 권리를 보호할 수 있는 하나의 대안이다.
하지만 우리 대학을 보면, 각 집단의 목소리를 대표하는 이러한 단체 조직들이 빈약한 것 같다. 즉 각 집단을 대표하는 의결 기구가 부족하다.
이번 학생회 선거를 보면, 작년과 비슷하게 일부의 단대에서만 학생회가 조직되었다. 광주 캠퍼스의 경우 8개 단대를 제외하면 각 단과대를 대표하는 의결 기구가 없게 된다. 물론 의결기구가 없어서 단과대학들이 문제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 다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힘이 부족해지리라 본다. 지난 번 예술대의 ‘성추행’ 사건을 취재하면서 답답했던 건, 학생들의 권리를 대변할 수 있는 학생회가 없다보니 이와 관련된 여론을 들을 수 있는 창구와 학생들 스스로 입장을 표명하는 움직임이 없었던 점들이다. 성추행을 당한 학생만을 두고 무수한 의견만 공중에 떠돌고 있었다. 문화전문대학원 ‘성추행’ 사건도 그렇다. 만약 대학원 학생회가 조직되었다면, 이 문제는 개인의 외로운 싸움만은 아니었으리라 본다. 기숙사 사생회가 조직되었다면, 총학생회의 공약에 자주 등장한 자율 식권제 도입이 공약만으로는 끝나지 않았으리라 본다.
이처럼 학내에 많은 문제점들과 불만이 제기되고 있지만, 이러한 의견들을 한데 모아 해결하려는 조직이 부재하다 보니 곳곳에서 암덩어리처럼 문제만 쌓이게 된다. 그리고 문제는 단순히 개인만의 문제로만 치부하게 된다.
이러한 현상은 개인주의와 공동체, 사회에 대한 무관심이 팽배하는 한 계속 될 것이다. 사회는 개인 혼자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들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정말 중요하고 큰 문제는 함께 해결해야 한다. 내가 속한 공동체 속에서 함께 문제를 해결하고 대안을 모색하기 위한 움직임이 필요하다. 공동체를 대표할 수 있는 조직을 갖는 것은, 나의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강한 무기인 것이다.


저작권자 © 전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