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는 일상의 권태로부터 벗어나 활력과 즐거움을 제공하여, 삶의 질을 높여주는 기능을 한다. 적절한 시기에 개최되는 호감 가는 축제는 주민통합과 지역발전에 기여하게 된다. 우리나라에는 2만여 개의 축제가 매년 열리고 있는데, 내용의 부실과 행사 위주로 이뤄지고 있어 주민참여율이 적고 짜증스럽기만 하다. 매년 반복되는 유사프로그램과 의미 없는 축제는 시민을 외면하게 만들었다. 상인들의 바가지 상품판매는 모처럼의 나들이를 기분 나쁘게 한다. 먹을거리 중심과 특산물판의 단조함에서 벗어나 재미나고 신나는 축제를 추진해서 흥을 돋워야 한다. 대부분 축제를 9~10월에 개최하고 있는데 시기의 집중도 문제다. 지역특성과 내용에 따라 시기를 조절하여야 한다. 참여하는 수백만 명의 시민 만족도와 수천억 원이나 되는 투자비용의 효율성 문제를 짚고 넘어가야 한다. 한번 개최된 축제는 없어지기 어렵기 때문에 매년 몇 회라는 연륜이 붙고 그것이 전통처럼 인식되고 있어 사전에 충분한 검토와 미래를 예측하여야 한다.

1995년 지방자치제 실시 이후 기초단체, 광역단체 가릴 것 없이 축제열풍이 불고 있다. 작은 읍·면·동에서, 심지어는 마을단위에서도 쌈지축제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단체장은 주민이 낸 세금을 가지고 생색내며 유권자를 손쉽게 만날 수 있고 이것이 간접선거운동이 되어 불리할 것은 하나도 없기 때문이다. 국민소득 2만 달러 시대의 선진시민에 걸맞은 축제를 만들어 가야 한다. 주5일제 정착에 따른 일상속의 축제를 정착시켜 가는 노력이 절실하다. 지역마다 축제를 평가하고 문제점을 지적하여 개선방안을 찾을 수 있는 전문가집단의 평가참여와 주민의 자발적 평가시스템을 만들어 가야 한다. 축제를 유형별·기능별·지역별로 나누어 특성을 살릴 때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축제기간 중 자연을 훼손하거나 쓰레기를 양산시키거나 전통과 질서를 파괴하는 행위는 절대로 안 된다. 주민통합과 지역발전을 위한 축제를 지속적으로 이끌어 가기 위한 노력이 절실하다. 지역주민이 자발적으로 참여하여 함께 즐기며 희열을 만끽할 수 있는 축제를 위해서 장소, 시기, 프로그램 등의 모든 것을 다시 검토하고 연구할 수 있는 전문가집단의 참여가 절실하다.

문화, 자연, 체험이 어우러진 새로운 축제모형을 개발하여야 할 때다. 지리적, 역사적으로 공통성을 지니고 이웃한 지자체는 통합하고 연계해서 공동 개최함으로써 시너지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축제 성격에 부합되는 독특한 콘텐츠를 개발하여 참여자의 호응도를 높여 이들 중심의 프로그램을 개발해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축제기간 중 일정별로 테마를 설정하여 타 축제와 차별화를 시도하여 참가자의 욕구를 만족시켜 가야 한다. 축제 기간 중 볼거리, 먹을거리, 체험거리가 풍부하도록 하며 인근 관광지와 연계 전략을 세우는 일도 필요하다. 먹고 마시고 낭비하는 축제에서 사랑과 꿈을 키우고 내일의 생산터전을 새로 만들어 가는 창조적 기회가 되어야 할 것이다. 문제 많은 축제공화국이라는 오명을 씻고 미래지향적이고 삶에 활력을 주는 아름답고 신나는 시간으로 거듭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말만 들어도 가슴 설레고 기다려지는 시민의 관심 속에 사랑받는 축제를 창조해 가야 한다.

저작권자 © 전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