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한 신문사가 올해의 인물로 선정한 명필름 영화사 대표 심재명씨 인터뷰 기사를 읽고, 열등감을 어떻게 승화시킬 수 있는지 그이로부터 크게 한 수 배운 바 있다. 학벌이나 집안 등 뛰어난 백그라운드가 없는 평범한 여성이 참으로 자기 일을 잘하고 있구나 하고 평소에도 생각했는데, 과연 그이는 가난한 집안, 공부 못하는 것, 키 작은 것, 예쁘지 않은 것 등 무수한 열등감의 소재에도 불구하고 학창시절부터 좋아하던 영화에 대한 열정으로 이를 극복하고 부지런함으로 성공한 여성이었다. 그 무렵에 학생들과 집단상담을 하면서 자신의 열등감을 고백하는 시간을 가졌는데, 참으로 다양한 열등감들이 뛰쳐나와 놀라고 아쉬워하고 즐거워하였다. 얼굴이 긴 학생과 동그란 학생, 성격이 차분한 학생과 활동적인 학생, 심지어 맏아이와 막내아이까지 서로를 부러워하는 바람에 상담 시간이 아니라 각각의 장단점에 대한 토론 시간이 되어 버렸다. 그러고 보면 인간의 장, 단점이란 얼마나 간사한 것인가? 그것은 그야말로 생각 그 자체이다.
그런 의미에서 최근 우리 사회에 만연하고 있는 상대적 박탈감은, 그것이 특히 우리 젊은이들을 멍들게 하는 중요한 요인이라는 점에서 그 심각한 정도가 안타깝기 그지없다. 정보매체의 발달은 필요하지 않은 비교의 경험을 강요하고, 상업주의적 과장성은 자족적인 안식을 방해한다. 온라인상의 댓글을 보면 터무니없는 공격들이 심각하여, 어설픈 심리학적 소견으로 본다면 이중 일부는 세상의 대응에 좌절한 젊은이들의 열등감의 표현임에 분명하다. 터질 것 같은 야망과 다소는 거친 저돌성으로 인생을 뚫고 나가야 할 젊은 시절에 터무니없는 좌절감에 시달리는 것은 지독한 병에 걸린 것과 같다고 본다.
열등감이란 것은 거미줄과 같아서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다가 얽히고설키고 굳어지면 창살처럼 개인을 가두게 된다. 따라서 나날의 일상생활의 경험 속에서 이를 차단하기 위해 노력하지 않으면 어디서 무엇부터 풀어야 할지 그 실마리를 찾기가 어려워진다. 대학생활은 성인기에 진입하는 시기로서, 이후의 삶에 결정적인 장애가 될 열등감이나 부정적 자존감을 방어해야 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다시 언급하지만 생각이란 말 그대로 생각하기 나름이다. 의외로 사회에서 성공한 많은 사람들은 자신의 성공을 자신의 노력 때문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운이 좋아서라고 생각한다. 자신감이 있는 사람들 역시 늘상 자기 자신을 승리자이며 행운아로 생각한다. 부정적인 생각은 말 그대로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온다. 그래서 자성예언(自成豫言)이라 하지 않는가!
그런 의미에서 자신의 부정적인 생각이나 느낌을 떨쳐내려면 잠시라도 다음과 같이 시도해보라.
- 우울하거나 부정적 생각이 엄습할 때는 벽만 바라보지 말고 걷거나 말하거나 글을 쓰는 등 주어진 조건에 맞게 몸을 움직여라. 고민하는 자신을 다스리는 주인은 바로 자기 자신이다.
- 화가 나거나 기분이 나쁘면 자신에게 물어보라. 현재의 상태가 1에서 10까지 척도로 잰다면 몇점 정도인가? 만약 10점이 아니라면 조금은 위로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 문제나 위기를 극복한 과정을 기록해 두라. 이는 다음에 또다시 위기에 봉착했을 때, 극복의 의지를 다짐하는데 도움이 된다.
- 매일매일 미소지을 수 있는 일을 한가지 이상 생각해보라. 과거사가 오늘의 즐거움을 방해한다면 이를 극복하기 위하여 도움이 필요하다면 누구에게든 도움을 청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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