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간 화해 협력의 이정표라 할 수 있는 6·15 공동선언을 발표한 지 7년이 지나는 동안 남북관계는 그 어느 때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크게 발전했다.
지금까지 6·15 선언 합의사항을 이루기 위해 장관급 회담만 수차례 열렸고, 100여 회에 이르는 각종 당국자 회담을 비롯해 학술과 예술 교류, 투자 상담 등 북측을 지원하기 위한 협의를 하기 위해 5만여 명에 이르는 우리 국민들이 북한을 방문했다.
또한 금강산 관광사업과 개성공단 건설을 비롯하여 경의선 · 동해선 철도와 도로가 이어지고 임진강 수해방지 사업 등 4대 경제협력에 대한 합의도 이루어졌으며, 최근까지 3천여 명에 달하는 관광단이 평양을 다녀오는 것은 물론 경의선을 이용해 개성의 명소를 하루에 둘러볼 수 있는 방법까지 논의하고 있다.
그러나 6·15 공동선언에는 기존의 남북기본합의서에 포함되었던 군사적 긴장완화와 한반도 비핵화 등 평화구축에 대한 항목을 전혀 포함하지 않아, 북측은 남측의 경제지원이 이뤄지고 있음에도, 작년 7월과 10월에 미사일을 발사하고 핵실험을 하는 등 한반도 평화에 커다란 위기를 몰고 왔다.
다행스럽게 이러한 위기는 2·13베이징 합의 뒤 공전하던 6자회담이 지난 7월 BDA문제가 해결됨으로써 북측이 영변핵시설을 봉인하고 국제원자력기구의 사찰을 허용하는 등 올해 말까지 핵 프로그램을 폐기할 수도 있다는 희망적인 신호를 보내고 있고, 미국도 부시 대통령 임기인 2009년 1월까지 북핵 폐기, 평화협정 체결, 북미수교, 동북아시아안보지구 창설 등 한반도 안보평화플랜을 추진할 전망이다.
이에 우리는 남북의 정상이 7년 만에 다시 만나 북핵문제, 긴장완화, 경제협력, 이산가족과 국군포로, 납북자 송환 등 실질적인 남북관계 개선을 가져올 문제들에 대한 회담이, 민족의 문제는 민족 스스로 해결한다는 원칙 아래 성공리에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
남북정상회담이 예정보다 두 달가량 연기됐다. 북한의 수해 피해 때문이라고 하니, 같은 민족으로서 안타까운 마음이다. 정치계에서는 정상회담이 연기된 배경을 놓고 여러 의견이 분분하다. 그러나 다음주로 예정된 6자회담에서 북핵 문제가 잘 진행된다면 양 정상이 홀가분한 상태에서 평화협정 체결과 경협문제 등 남북관계 개선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방안을 논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제2차 남북정상회담이 진심으로 성공될 수 있기를 기원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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