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학년 전공과목 수업 첫 시간이었다. 교수님은 칠판에 세로 선 하나를 그으시고는 앞으로만 쭉 뻗어가는 세로선처럼 취업이라는 목적 앞에 토익공부와 컴퓨터 자격증에만 목매여 대학생활을 보내지 말라고 하셨다. ‘목적의 노예가 되지 말라’는 말이었다.

나는 지금 시대를 사는 학생들은 ‘목적’ 앞에 이중성을 취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목적의 상실’을 경험하면서 또 목적이라는 것을 잡아두지 않으면 삶을 살아갈 수가 없다. 고등학교에 입학하는 순간, 우리에게는 하나의 목적이 주어진다. 명문대학 입학을 눈앞에 두고 내신 점수, 수능 등급이라는 작은 목적이 뒤따른다. 하지만 어렸을때 꿈들과 ‘내가 왜 공부를 해야 하나’ ‘나는 무엇을 향해 가고 있는가’라는 질문들은 점점 상실되어 간다.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평생 눈앞에 두어야 할 목적은 상실한 채, 사회가 요구하는 목적만 보고 앞으로 달려간다.

대학을 와서 ‘목적의 상실’은 더욱 골이 깊어진다. 사회는 또 끊임없이 우리에게 목적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내 최고의 목적은 취업이 된다. 어릴 적 꿈, 삶의 방향 들은 너무 일찍 손을 놓고 왔을까. 그래서 끊임없이 공허하고 상실감을 안고 살아갈 수밖에 없다. 끈을 놓아 하늘을 돌다 터질지 모르는 풍선이 될까봐, 사회의 요구에 맞추어 간다. 토익점수, 컴퓨터 자격증이라는 사회의 인증서를 받지 않으면, 목적에 도달할 수 없을 것 같아 불안해 진다.

나는 나와 함께 수업을 듣는 1학년 학생들이 하루라도 빨리 상실한 목적을 찾길 바란다. 직선을 눕힌 가로선만큼 넓은 경험과 추억을 안은 채 진정한 목적 앞으로 나아가길 바란다. 사회에 저당 잡힌 목적을 버리고, 자유롭게 대학 생활을 즐기기를 바란다. ‘무슨 목적이 있어도 내 삶이 최고의 목적이라는 말’을 잊지 말고 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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