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희롱이란 육체적, 언어적, 시각적으로 상대방의 성적 굴욕감 또는 혐오감을 느끼게 하거나 성적 요구 등에 대한 불응을 이유로 신분상의 불이익을 주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성희롱은 신분적으로 상하의 관계나 주종의 관계, 또는 도제의 관계 속에서 업무가 이루어지는 현장에서 더 많은 빈도와 더 높은 강도로 일어날 개연성이 크다. 이런 면에서 대학 또한 성희롱의 현장이 될 가능성이 높다.

동서와 고금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건전한 성의식의 부재로 인한 부적절한 처신으로 치열하게 구축해 왔던 그들의 사회적 평판이나 지위를 송두리째 상실했다. 우리의 정치인이나 지식인들 중에도 일부가 순간적인 판단력 상실이나 상습적인 성희롱으로 성추행자란 굴레를 쓰고 다중의 비난과 조롱의 대상이 되었었다.

지성의 전당으로, 지속가능한 인류 문화 창달의 요람으로 높은 도덕적 기준이 요구되는 대학에서의 성추문은 사회에 더 큰 반향을 일으키며 구성원들에게 더 큰 충격으로 받아들여지고 그로 인한 불명예 또한 심대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불미스러운 일들이 종종 벌어지고 있다. 최근 우리 대학도 교내에서 발생한 성추문들이 여과 없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우리 대학의 명예가 심각하게 훼손되고 구성원 사이의 유대와 신뢰가 크게 손상되었다.

우리는 우리 대학도 성희롱의 환경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사실을 직시하고 성추문 문제에 대해 전방위적인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성추문 사건에 대한 대학 측의 효과적인 대응을 요구하고 대학 구성원들의 성숙된 성의식 회복을 촉구한다. 지속적이고 효과적인 성폭력 예방프로그램의 개발과 홍보가 필요하고 적극적이고 책임감 있는 참여가 요청된다.

우리의 성희롱 문제는 지난 시절의 비정상적이고 왜곡된 성역할과 성차별의 역사에 기인한 바가 크다. 여성의 사회적 지위가 현저하게 개선되었고 사회 진출도 크게 확대되었는데도 비정상적으로 묵과되어 온 과거의 구습을 떠나지 못하고 행하는 성적 추행이 거부감 없이 수용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매우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다. 우리는 보다 성숙된 성의식의 회복을 통해 바람직한 양성교감의 문화를 창조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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