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전공분야에 치중했던 학문의 전문화로 시대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하지 못했던 학문들이 통합학문으로 세계화 속에서 새로운 발걸음을 내딛고 있다.

예전에는 한 분야에만 전문가면 사회에서 인정받았지만 지금은 국제화 시대가 도래함으로써 글로벌 인재로 인정받으려면 자기 전공분야 뿐만 아니라 다른 전공분야도 이해할 줄 알아야 하는 시대가 오게 된 것이다.
한말 명의로 불렸던 화타는 외상, 전염병 등 분야를 불문하고 모든 병을 치료했고 다산 정약용 선생도 한 분야에만 업적을 남기지 않고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며 많은 업적을 남겼다. 학문이 세분화되고 전문화된 지금의 모습과는 다른 모습들이다. 물론 전공분야를 전문화시키는 것이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한 분야에서 전문가는 사회적으로 인정받을 가치가 있다. 하지만 한 분야에만 치우쳐 학문 간에 밀접한 관계에 있는 다른 분야를 배제한다면 자기 세계에 빠져 발전하기 어렵다는 것이 문제다.

최재천 교수는 우리나라에서 통합학문의 필요성을 깨닫고 역설한 사람이다. 학문 간 벽을 허물고 융합해야 한다는 취지로 만든 ‘통섭원’의 경우는 학계에게 신선한 충격이었을 것이다. 또 김광웅 교수와 함께 연 ‘미래학문과 대학을 위한 범대학 콜로키엄’에서는 많은 학자들과 갑론을박하며 통합학문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많은 진전을 보였다. 이 같은 노력으로 인해 새롭게 학문의 융합화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반응들을 이끌어내어 사회에 통합학문의 영향을 미치고 있다.

우리 대학에서도 인문사회와 자연과학 학생들에게 과학·인문 분야 교양을 꼭 한 과목씩 이수하라는 것과 ‘공학윤리’와 ‘현대과학과 철학’이라는 과목으로 학문 간의 간격을 좁히려 노력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깊이 있고 심도 있는 학문은 사회에 꼭 필요하다. 허나 다른 학문과의 밀접하게 관계를 맺고 상호 대화를 통해 융합해 나간다면 학문 간에도 큰 도움이 된다. 자연현상을 이해하는 인문학자와, 사회현상을 이해하는 과학학자의 등장은 우리 사회를 발전시키고 글로벌 인재로 성장해 세계적으로도 지대한 공헌을 할 것이다. 앞으로 통합학문의 행로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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