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의 맛은 역시 녹색의 향연이다. 산하가 온통 새 생명의 찬가로 채워질 즈음하여 우리 대학에는 매년 국내외의 주목을 받는 정규적인 행사가 치러진다. 바로 5·18 기념 학술행사이다. 5·18 민중항쟁 27주년을 맞이하여 우리 대학에서는 브루스 커밍스를 비롯한 국내외 석학들을 초청하여 “민주주의와 한반도 평화”란 주제로 특별한 학술대회가 내주 5·18 주간에 펼쳐질 것이다. 금번 행사는 또한 우리 대학이 5·18 연구소를 확대 개편한 “민주인권평화센터” 개소식 축하를 위해 특별히 기획되었다. 5·18 주간에는 수많은 손님들이 용봉 캠퍼스를 찾을 예정이기에, 모든 용봉인들은 스스로 5·18 정신의 구현자가 되어봄이 어떠하겠는가?
 

우리 대학의 대표적 상징물인 구 본관 1층에 자리 잡은 민주인권평화센터는 우리대학을 찾는 대부분의 손님들이 가장 방문하고 싶은 명소로 진즉 자리매김 되고 있다. 대표적인 인물이 바로 지난해 우리 대학에서 퇴임 후 첫 강연회를 갖은 후광 김대중 전 대통령이다. 당시의 인연이 올해 제1회 후광 김대중 학술상 수여식이라는 결과로 나타난 현상은, 이미 5·18 역동성에 예정되어 있는 일부에 지나지 않았을까?
 

5·18 민중항쟁은 한국의 정치발전이나 기타 물리적인 진보에 끼친 영향에 그치지 않고, 여러 정신적인 세계나 영역에까지 한국사회의 변화를 추동한 메가 트렌드이다. 따라서 5.18을 바라 볼 때, 우리는 5·18 정신은 무엇이고 어떠한 형태로 한국과 주변국들에게 의미하는지를 진지하게 생각해 보아야 한다. 5·18 정신은 센터 이름에 직시된 민주, 인권, 평화이다. 1980년 반독재 투쟁의 현장에서, 당시 선배들은 정치적 압제로부터의 해방을 외치고, 한편으로는 소외되고 어려운 이웃과 함께하는 대동세상의 재현을 꿈꾸었으며, 마지막으로 이러한 민주와 인권의 외침이 한반도를 넘어서 주변 아시아 국가들의 평화를 염원하는 미래지향을 추구하였다.
 

혹시 5·18 은 한국에서보다 아시아 국가들에서 더 높게 평가되고 있다는 얘기를 들어본 적이 있는가? 민주와 인권 영역에서 구각을 깨지 못하고 있는 수많은 아시아국들에게 5·18 은 바로 현상타파의 모델이자 미래의 유토피아이다. 이러한 아시아인들의 염원에 부응하여 우리대학에서 민주인권평화센터를 개소함은 대단히 시의적절한 처사이며, 우리의 과거를 영원한 미래로 연결짓는 계기가 될 것이다.

 

벌써부터 민주인권평화센터는 다양한 국제화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첫째는, 아시아를 대표하는 사회과학연구의 메카로 성장하고 둘째는, 민주인권평화 전문가의 양성을 위한 교육프로그램을 자체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며, 또한 위 연구 및 교육사업과 병행하여 여러 문헌정리 및 구축사업도 병행할 예정이다. 마침 NGO 대학원과정을 이 센터에서 직접 관리하기 때문에, 우리 대학이 5·18 정신을 매개로 국내외 관계자들을 집결시키는 동원과 훈련의 장으로 영원히 기억되고 작동하기를 진심으로 기대해 본다.
 

대학당국이 5·18 민중항쟁에서 우리 대학이 차지하는 의미에 지대한 관심을 갖고 이를 우리대학의 대표 브랜드로 키우려는 노력에 격려를 보낸다. 특히 민주인권평화센터의 운용을 특성화 분야로 선정하여 집중 육성하는 사업은 차질없이 진행해야 할 것이다. 우리 대학에서 자랑할 수 있는 대표적인 센터로 키우기 위해서는 단지 물적 지원에서만 그쳐서는 안 될 것이다. 우리 용봉골에서 실질적으로 5·18 정신이 살아 숨쉴 때에 내년에도 그리고 영원히 용봉인들은 5월이면 녹색의 향연과 아시아인의 축제를 즐길 수 있으리라.

저작권자 © 전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