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을 넘어, 시대의 어둠을 넘어’ 5월 광주가 이루어졌다. 올해로 27년째이다. 광주는 시간의 창을 넘어 넘어 강산을 몇 번이나 변화시키면서 지금도 여전히 우리 앞에 있다. 27년이 지난 오늘 광주는 많은 것들이 변화했다. 도청광장은 ‘문화의 전당’으로 상징화되어 표현되고 있고 망월묘역은 시대를 넘어 ‘망월동 국립묘지’로 변화했다.
 

저항의 도시, 투쟁의 도시 광주는 해방의 도시, 문화의 도시로 상징화 되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넘어 넘어 도착한 것은 무엇인가? 혹시 넘어 넘어 오는 동안 넘지 못하고 피하고 돌아왔던 적은 없는가? 이 시점에서 우리는 다시 한번 지나온 과거를 돌아봐야 한다.
 

이미 존재했던 것은 사실을 넘어서 상징화되고 가공되고 새롭게 창조된다. 그래서 가끔씩은 전혀 원치 않았던 모습으로 우리앞에 놓여져 있기도 하다. 지금 광주가 그런 모습일지 모른다. 저항과 투쟁에서 해방과 문화, 인권으로 상징화되긴 했지만 지금 광주는 여전히 새롭게 만들어지는 과정에 있을 뿐이다. 그러나 과정이라고 하기엔 어딘지 불편하다. 뭔가 온당하지 못한것 같다.
 

광주의 희망이 되고 밥이 되고 미래에 새로운 상징과 가공물로 발전해야할 문화는 미로에서 헤매고, 상징을 자신의 정체성으로 가져가야할 젊은 세대는 상징과 정체성이 분리되어 헤매고 있다. 이것은 분명 오랜 시간의 장벽을 넘어 넘어 오는 동안 우리가 잃어버린 혹은 지나쳐온 것들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인권과 해방의 상징일 수 있는 전남대는 어디를 넘어서 어디로 가고 있는가? 수많은 시간을 넘어 넘어, 그리고 변화의 상징을 넘어 넘어 5월 광주의 지성은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가?
 

잠시 멈춰서서 우리는 우리에게 길을 물어야 한다. 우리는 지금 세월의 창문을 넘어 넘어 밥이 되고 희망이 되는 길찾기를 하고 있는가?

오미란 (대학원 사회학과 박사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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