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달 전부터 우리학교 후문에는 여수세계박람회 유치기원 플래카드가 걸려있다.
 

이 플래카드를 볼 때마다 드는 한 가지 생각이 있다. ‘과연 여수세계박람회가 나의 삶과 어떠한 연관이 있을까?’
 

대형 행사 유치기원 홍보물에는 여지없이 항상 유치 당위성만 담겨있다. 국가와 지역을 위해 국제행사 유치는 해야만 하고 거기에는 어떠한 물음표도 있을 수가 없다.
 

이처럼 국제행사는 그 당위성으로 인해 구체적으로 어떠어떠한 이유로 유치를 해야 하는 것이고 나에게 어떠한 이득과 영향을 주기 때문에 유치기원을 해야 하는지 알려주지 않는다.

 
어마어마한 예산이 투입되면 분명 국가와 주민에게 큰 부담을 줄 터인데 이런 이야기는 없고 단지 창출될 수익과 가치만 부각되어 행사에 대한 객관적 시각의 눈을 멀게 한다. ‘오직 장밋빛 미래뿐이다.’
 

5월2일자 경향신문 기사 중에는 동계올림픽을 유치했던 일본 나가노를 예를 들면서 나가노 올림픽 폐막 이후 주민들의 부정적 여론과 함께 불경기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했고 대형 국제행사는 빚잔치의 위험을 갖고 있다고 했다.
 

나는 모른다. 여수세계박람회가 어떠한 영향을 가져올지. 그러나 한 가지 바람이 있다면 좀 더 친절히 알려줬으면 좋겠다. 유치를 꼭 해야만 하는 이유와 행사가 내 삶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게 되는 지 말이다. 또한 누군가는 부정적인 목소리도 좀 내봤으면 좋겠다. 행사에 대한 객관적인 시각을 가질 수 있게끔 말이다.

송우람(사교·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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