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학과 78학번 이석형 함평 군수 (사진=최송아 기자 songa-87@hanmail.net)

농학과 78학번  이석형 함평 군수, “꿈 갖고 목표설정, 글로벌 인재 돼라”

산등성이, 버스터미널과 군청, 가로등, 택시와 버스의 벽면까지 장소를 불문하고 온통 나비 천지인 함평군. 이 인구 4만명인 작은 농촌에 있는 나비들의 날갯짓이 전국에 이어 내년엔 나비곤충엑스포로 세계에 돌풍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이석형 함평군수는 나비효과의 새로운 역사를 장식할 함평나비축제의 산 증인이자 ‘나비전도사’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농업을 사랑한 함평 토박이

이석형 군수는 함평에서 태어나 자란 함평 토박이다. 농촌에서 줄곧 살아왔기 때문에 그에게 있어서 농업은 삶의 한 부분이었다. “농업자체가 어렸을 때부터 생활화 되어 농업의 중요성을 몸으로 직접 느끼면서 컸다”는 이 군수는 중학교를 졸업한 뒤 농업고등학교에 진학했다. 대학에 입학할 때 그가 선택한 전공 역시 농학과였다. 이석형 군수는 “대학 시절 농업분야 전공자로서의 사명감이 강했던 것 같다”며 “늘 농업에 기여하는 사람이 되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우리 대학 농업정책 대학원에서 농업 개발 석사과정까지 마친 이 군수는 지난 2005년 유기농업 기능사 시험에도 합격하는 등 농업 전문가로서 끊임없이 노력해오고 있다.

총학생회장 역임했던 대학시절

이석형 군수는 84년 학원자율화추진위원회가 생기고 학도호국단이 학생회로 바뀌는 과도기적인 상황에서 총학생회장을 역임했다. 이 군수는 “학생회가 자율적인 자치기구로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틀을 만들기 위해 힘썼고 당선되기까지 학생들과 많은 대화를 나누었던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학생회장 시절을 떠올렸다. 그 또한 여느 대학생들과 같이 상대 뒤에서 막걸리를 마시며 당시 시대 상황에 대한 울분을 토로하기도 하고 사회문제에 대한 토론도 하고 운동장에 둘러 앉아 희망가를 부르면서 대학시절을 보냈다. 이석형 군수는 “농촌을 떠나 대학에 입학해서 많은 꿈을 가지고 열정적으로 살았던 때였다”고 덧붙였다.

‘논두렁 PD’에서 3선에 성공한 군수로

대학을 졸업한 후 KBS 교양프로 담당 PD가 된 이 군수는 농업에 대한 열정을 가지고 주로 농업과 관련된 다큐멘터리를 만들었다. 사람들은 그를 ‘논두렁 PD’라고 불렀고 그는 여러 지역 농촌을 직접 체험하면서 농민들의 이야기들을 귀 기울여 들었다. 이 군수는 “PD로서의 삶은 현장을 누비면서 농촌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지 고민할 수 있었던 계기를 가져다주었다”고 전했다.
 

농업에 대한 구상과 농업 경영인들과의 만남을 통해 얻은 신뢰감을 바탕으로 그는 정치적으로 큰 꿈을 이루고자 1998년 민선 2기 지역자치단체장 선거에 출마해 만 39세의 나이로 최연소 군수에 당선된다. 지난 5.31 지방선거에서 전남지역 기초단체장 가운데 유일하게 3선에 성공한 이 군수는 “군수는 군대로 말하면 사단장으로 최고의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위치다”며 “기획 중에 있는 구상을 구체화 시켜 실제로 이루어낼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고 전했다. “조그만 일에서부터 신경을 써야 하는 세심함이 필요한 일인것 같다”는 그는 “각종 집단이기주의에 의해 조직이 흔들리는 모습을 볼 때는 리더로서 힘들면서 안타깝다”고 털어놨다.

3無의 고장에서 세계적인 나비관광지로

함평은 농업인구가 71%고 젊은 사람들이 도시로 빠져나가 노령인구가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며 천연자원, 관광자원, 공장도 없는 3無 지역이었다. 이석형 군수는 함평을 살리기 위해 많은 기획을 하던 중 ‘나비’를 떠올린다. 그는 나비가 청정지역에만 사는 곤충이라는 점을 착안하여 나비축제를 열어 함평이 친환경농업에 적합한 지역임을 알리는 데 힘썼다. 이렇게 시작된 나비축제는 농업 외 소득을 창출하는 데 한 몫을 하게 됐고 함평은 전국적인 관광명소로 거듭났다.

 

무엇보다 함평군이 생긴지 6백년, 나비축제 10회 째를 맞는 내년에는 세계곤충엑스포가 열린다. “나비 하나로 작은 축제에서 시작해 엑스포라는 세계적인 축제로 발전했다는 점에서 나비효과의 신화를 이룬 것”이라는 이 군수는 “독창적인 아이디어와 연계성, 군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성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농업은 기간산업, 새 패러다임 준비해야

농업전문가로서 오랜 기간 농업의 발전방향에 대해 고민해 온 이석형 군수는 FTA와 관련해 “농민들이 이러한 상황에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것은 사실이며 농업의 주체인 농민, 지자체들이 함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군수는 “경제 관료들이 농업을 비교우위론으로 놓는게 아니라 기간산업으로 여겨야 한다”며 “식량의 자립기반인 농업을 망가뜨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농민들 또한 패배의식보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적극적인 마인드로 농산물 가공업이나 농업과 문화를 함께 엮어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고 전했다. 더불어 친환경농업 발전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마음 가장 중요

이 군수는 도시로 떠나지 않고 자신의 보금자리인 함평에서 지역단체장으로서 역량을 발휘하고 있다. 그는 지방대 학생들이 서울로 직장을 구해 떠나고 싶어 하는 현상에 대해 “앞으로는 지방이 중심이 되는 지방화 시대가 올 것”이라며 “겨우 서울을 목표로 하지 말고 안목을 넓혀 세계로 진출할 수 있는 글로벌 인재들이 되라”고 조언했다. 특히 그는 “대학생 때부터 ‘어떤 분야에 가면 프로가 될 수 있겠는가’를 고민하고 목표 설정을 통해 꿈을 구체화 시킬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학창시절에 부모님 곁을 떠나 생활해볼 것, 외국 여행을 통해 세계에 대한 인식을 넓힐 것, 40세 전후로 한 번쯤은 자기 직업도 바꿔 볼 것. 이석형 군수는 살아가면서 이와 같은 세 가지의 변화를 시도해보라고 제안하면서 “애벌레에서 번데기로, 번데기에서 나비로 성장하듯이 사람들의 삶에 있어서도 변화는 성장하는 기회를 마련해 줄 것”이라고 전했다.
 

이석형 군수가 처음 함평나비축제를 개최한다고 했을 때는 군민들이 반대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의 긍정적인 마음가짐과 적극적인 추진력이 군민들의 마음을 움직였고 함평나비축제는 성공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 그래서 이 군수는 모든 일에 있어서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마음을 강조한다. 이 군수는 “국립 전남대생으로서의 긍지를 가지고 세상을 맹목적으로 비판하기 보다는 긍정적으로 바라보라”고 당부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이 사회는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다”며 “생각을 크게 가지면 사회를 끌고 나갈 수 있을 거라 믿는다”고 말했다.

 

이석형 동문은...
▶1958년 함평 출생
▶1978년 함평 농업고등학교 졸업
▶1986년 우리 대학 농학과 졸업
▶1988년 KBS 농어촌 담당 PD
▶1998년~현재 민선 2,3,4기 함평 군수
▶2001년 우리 대학 행정대학원 졸업(석사)
▶2003년 우리 대학 농업정책대학원 졸업(석사)
▶2002년~2004년 새천년 민주당 국정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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