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89 파리 만국박람회는 최초 한류
그 후 100년이 지난 1993년에 대전 박람회를 개최했고 21세기 2012년 여수에서 또 한번의 세계 박람회를 개최하고자 하고 있어 100년 전과 비교하면 엄청난 변화이다.
서구 열강을 따라잡고자 노력했던 고종은 조선의 근대화를 위해 대규모 국제행사인 1900년 파리만국박람회에 주목하여 전시관을 건설하고 대규모 대표단을 파견하였다.
당시 파리 만국박람회를 소개했던 잡지와 신문기사, 공식 소개 책자 등에서 한국 전시관은 상당히 높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한국관에 설치된 전통 목조 건물은 화려한 색과 독특한 건축양식으로 당시 파리 만국박람회의 관련 책자에서 상당히 호평을 받은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20세기 초인 이 당시 프랑스에서는 한국 문화예술에 대한 최초의 ‘한류’(韓流)에 대한 원형을 볼 수 있었다.
올림픽,월드컵등 세계 3대 축제
세계박람회(EXPO)는 올림픽·월드컵과 함께 세계 3대 축제에 속하는 대규모 국제행사이다. 주로 인류가 이룩한 업적과 미래에 대한 전망을 일정한 주제를 한 자리에서 비교ㆍ전시하는 공간이자 대규모 경제ㆍ문화올림픽이라 할 수 있다.
근대적 의미의 최초 박람회는 1851년 영국 런던에서 개최된 수정궁(Crystal Palace) 박람회이다. 이후 지금까지 주로 미국과 유럽중심의 선진국에서 총 93회의 세계박람회가 개최되었으며, 아시아에서는 2005년 개최된 아이치 박람회를 포함하여 일본이 4회를, 우리나라는 1993년 세계박람회기구(BIE) 인정박람회인 대전EXPO를 처음으로 개최하였다.
이후 등록박람회 사이에 규모가 약간 작은 인정박람회가 개최되는데, 현재 여수시가 개최하고자 하는 2012세계박람회가 BIE 인정박람회이다.
BIE 실사단 평가 일단 긍정적
여수시는 2012년 5월 12일일부터 8월 12일까지 3개월간의 개최기간을 정하고 ‘살아있는 바다 숨쉬는 연안(The Living Ocean and Coast)’이란 주제로 2012 여수세계박람회 개최를 위한 유치작업을 진행 중이다.
2012년 여수세계박람회의 개최 가능성이 한층 높아진 것 같다. 지난 4월 9일부터 13일까지 여수에서 진행된 BIE 실사단의 평가는 일단 성공적이었다. 이에 여수는 경쟁도시인 모로코 탕헤르, 폴란드 브로츠와프에 앞서 산뜻하게 출발하였다. 그러나 최종 유치 결정은 올해 11월말 BIE 총회에서 98개 회원국 투표로 결정되므로 아직 7개월의 긴 외교전이 남아 있다.
특히 이번 BIE 실사에서는 여수시민의 열정이 돋보였다. 여수거북선축제와 맞물려서 실사단의 방문시 여수시민 30만명 중 10만명이 실사단 환영 행사에 참여했다. 또한 이 기간 동안 외부 관광객 8만명이 여수를 찾았다고 하니 여수시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행사였다.
생산유발효과 10조원대
여수에 박람회를 유치함으로써 우리가 얻고자 하는 것은 무엇보다도 지리적으로 동아시아의 물류중심이 될 수 있는 저력을 지닌 남부해안지방을 획기적으로 발전시키자는 것이다. 아울러 풍부한 해양자원을 개발해 수산 해양산업의 중심지 및 국제적인 관광 휴양지로 육성함으로써 21세기 해양 한국을 여는 도약의 발판으로 삼고자 하는 것이다.
박람회 개최를 위해서는 1조 4천여억원이라는 막대한 투자가 소요되지만 박람회 관련 시설의 사후활용을 감안하면 그 이상의 효과를 가져 올 것이다. 박람회 관람객만 하더라도 총 800만명을 추산하고 있는데 이들의 관광 및 체류비용으로부터 얻어지는 수익도 엄청날 것이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의 연구결과에 의하면 박람회 개최에 따른 생산유발 효과는 10조원에 이르고 고용효과는 9만명에 이르는데 이중 절반이상이 전남지역에 떨어지는 과실이다. 이외 한국과 전남과 여수의 홍보효과와 과학기술 발전효과 등 간접효과와 환류효과를 감안하면 눈에 보이지 않는 파급효과와 이득은 실로 엄청나다.
이러한 박람회의 유치와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지방자치단체와 대학이 중심이 되어 지역의 능력을 강화하고 더 나아가 지역시민단체와 지식인, 언론인들이 광범위한 횡적연대를 결성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며, 지역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협조가 필수적이다.
우리대학도 유치전 적극 도와야
BIE 실사가 시작되기 전 한국외국어대와 여수시가 ‘2012 여수 세계박람회’ 유치를 위한 교류협정(MOU)을 체결했다. 한국외국어대가 유치 홍보를 돕고 유치 확정시 통역 및 번역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내용이었으며, 실제로 세계박람회기구 실사단이 여수시를 방문하였을 때 실사단을 상대로 통역 등의 유치 도우미 및 현지 언어로 문화예술 공연을 펼쳤다.
한국외국어대의 이러한 활동과 비교해 보면 여수시 소재 대학인 전남대학교의 대응이 아쉽다. 대학통합 이전인 2005년 1월 2012 여수세계박람회 유치를 위한 여수대학교 지원단이 발족하기도 했으나 실질적인 활동을 펼치지 못했다. 또한 세계박람회 유치를 위한 관련 학술세미나 및 토론회 등이 수차례 학내에서 개최되었다고는 하지만 박람회 유치를 위한 주도적 활동은 미비한 것이 현실이었다.
2012 여수세계박람회 유치가 결정되면 우리나라와 지자체에 미치는 영향 외에 우리대학에 미치는 영향도 매우 클 것이다. 여수시의 인구는 매년 꾸준히 감소하고 있는데 박람회 유치가 결정되면 큰 폭으로 도시성장이 이루어 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여수시의 인구증가와 더불어 우리 대학 신입생 자원의 양적 질적 증가로 이어질 것이다.
여수세계박람회의 유치가 우리대학에 미치는 긍정적 효과뿐만이 아니라, 지역사회에 대한 대학의 역할이란 측면에서도 향후 2012 여수 세계박람회 유치를 위해서 우리대학이 조금 더 적극적인 활동을 펼쳐야 한다. 나아가 유치 이후 성공적인 박람회 개최를 위해 지역대학에서 어떻게 준비하고 기여해야 하는지 연구하는 자세가 요구된다.
지역의 문화ㆍ경제발전의 전환점이 될 2012 여수세계박람회와 함께할 연안환경, 국제문화교류, 국제비즈니스 및 지역학, 통ㆍ번역, 지역문화예술, 해양문화관광, 지역개발 문제 등에 대한 연구 및 교육차원에서의 적극적인 대응방안 모색이 필요하다.
박복재 교수 (문사대 경상학부·국제통상 지역사회발전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