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다.’ 어디서 많이 본 문구이다.
 

정말 그런가? 무엇이 지역적인 것인가? 학문의 보편성과 특수성 사이에서 지역적인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그러나 요즘 학생들이 공부하는 방식을 보면 지나치게 보편적인 것에 메달리고 있는 것 같다.
 
얼마전 00군단위 지역교육에 참가한 적이 있었다. 모대학 교수가 강의를 시작하는데 학생 몇 명이서 참가하여 열심히 메모를 하고 듣고 있었다. 관광과 학생들인데 농촌관광에 대한 공부를 위해 참여하였다. 교과서로 배우는 보편적인 지식인 농촌의 쾌적성과 관광자원화의 필요성을 실제로 풀어가기 위해서는 현장 농민들이 어떻게 인식하고 자원화 하는지에 대한 요구를 몸으로 체험하기 위해서였다. 학생들은 아마도 보편적인 일반론과 실제로 지역주민들이 인식하는 요구를 조합하는 특수성에 대해서 몸으로 느끼고, 눈으로 보고, 그들의 목소리를 통해서 듣는 오감체험 학습이 되었을 것이다.
 
대학의 경쟁력을 소리높여 얘기하기 전에 지역에 있는 대학이 갖는 최고의 경쟁력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고민해야 한다. 그건 단연코 현장성에 있다. 지방대학의 특성화는 지역을 세계화할 수 있는 맞춤형 인재 육성에 있음을 생각할 때 우리들의 산지식을 습득하는 방식이 달라져야 함을 절감한다. 오감체험을 통한 살아있는 지식을 위한 다리품을 많이 파는 것이야 말로 중요한 학습법이 아닐까?
 
정보화시대 다리품을 팔아서 학습한다는 것이 어쩌면 고리타분하다고 말할지도 모른다. 인터넷만 검색하면 필요한 지식이 널려있고 필요한 지식정보가 여기저기 널려있는데 무슨 비효율적인 다리품 팔기 공부법을 주장하느냐고 반문할 지 모른다. 하지만 지식이 살아있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현장성을 갖지 않으면 안되고 수요자의 요구에 걸맞는 맞춤형 생산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효율성을 가졌다고 말할 수 없다.
 
지방화 시대를 맞이하여 앞다투어 지역가꾸기가 진행되는 지금 서울의 컨설팅 업체들이 시장경쟁을 벌이고 있다. 지역의 맞춤형 인재를 육성하여 지방대학의 활로를 찾기 위한 학습은 산지식을 어떻게 체계화하여 경쟁력 있는 학습과정을 창출하는가가 중요하다. 지방대에서 학문하는 우리의 최대 강점은 현장성이고 이를 위해서는 다리품을 팔아 산지식을 많이 축적하는 것이 핵심일 것이다. 산지식을 위해 다리품을 열심히 팔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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