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체결되자 일부 보수 신문은 먼저 샴페인을 터트리며 노무현 대통령을 축하했다. 국가보안법 철폐, 사학법 개정, 대통령 연임제 등 노무현 대통령의 정책들에 한결같이 반대노선을 타던 이들 신문이 하루아침에 적을 친구로 만들어버렸다. 이제 이들은 대통령에게 교육도 신자유주의 정책으로 가야한다고 말한다. 현실은 자유경쟁인데 왜 교육은 노선을 거꾸로 타고 있냐며 우리나라 대학 경쟁력의 걸림돌은 과도한 대입규제(=3불정책)라고 말한다. 이에 반대쪽에서는 무슨 헛소리냐며 강력히 3불정책을 반대한다.
 

이 모습을 보고 있자면 개미들의 아등바등하는 싸움을 보는 듯 하다. 3불정책을 폐지하든, 유지하든 학생들은 힘들다는 것과 대한민국의 교육은 그 자체가 잘못 됐다는 것이다.
 

‘내가 왜 이 공부를 해야 하지?’라는 의문을 끊임없이 제기하면서도 어쩔 수 없다는 생각으로 대학에 들어온다. 수학, 영어, 문학, 미술, 체육...고등교과 과정을 웬만한 사람이 아니고서야 도저히 흥미를 느낄 수 없게 만드는 것은 ‘앎’의 즐거움이 아닌, ‘점수’의 즐거움이기 때문이다. 자습시간에 혹여 라도 소설책을 펴놓고 있으면 졸업 전까지 책을 볼 수 없다. 도대체 논술 시험을 본다는데 논술공부는 수능 후에만 집중적으로 하면 완벽하단 말인가? 수학점수를 반영하는 대학, 하지 않는 대학...수학공부를 해야 하는지 말아야 하는지...그자체가 지옥이다.
 

이런 고등교육은 대학에서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는 학생들을 잉태한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잘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몰라 방황한다. 여전히 학점은 잘 받아야 하고 취업을 하려면 경영대를 복수전공 해야 할 것 같고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니 부모님은 공무원 준비나 하라고 한다.
 

사춘기를 지나 자율적인 사고를 할 수 있는 어른을 길러내야 할 교육이 끊임없이 방황하는 어른으로 만든다. 도대체 3불정책 논쟁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 말이다. 쓸데없는 논쟁은 버리고 한번만이라도 학생들을 사랑스럽게 지켜보라. 모두가 선경 지명한 교육정책가가 될 것이다.

저작권자 © 전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