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전문대학원 정상화 대책위가 결성된 이후에 여러 가시적인 대안과 성과가 나타나고 있어서 매우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예컨대 교수와 학생간의 상생을 위한 대화창구가 마련되어 내부적인 문제점 해결의 기미가 엿보이고 있으며, 또한 대학원 발전을 위한 하드웨어적 시설이나 기타 지원에 대한 대학본부의 후속적 조치가 행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 사태를 바라보는 모든 용봉인의 비감한 심정은 단지 사태의 본질에 대한 설왕설래의 수준이 아니리라. 우리 지역사회의 명운이 걸려있는 문화중심도시 건설의 산파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문화전문대학원이, 이번의 뼈아픈 경험을 통해서 더욱 성장하기를 기원하고 있다.
 

왜 근래의 사건에 대한 여론의 향방이 이토록 거세게 일어났는가? 문화전문대학원의 모든 구성원들은 현재 불거진 문제에서 뿐만 아니라 향후 발전계획 수립과 실행과정에서 문화라는 매개를 통한 대학과 지역사회간의 상생적 네트워크 개념을 염두에 두고 이번 사태에 접근해야 된다. 21세기 대학의 역할은 단지 학내에서의 교육과 연구에 한정되지 않고, 사회봉사역할의 무한확대로 이어지고 있는 추세이다.

 

이런 맥락에서 문화전문대학원은 국가와 지방정부, 그리고 지역산업섹터에서 주도하고 있는 문화도시건설을 위한 전문가를 길러내고, 아울러 관련 R&D 창안을 위한 연구센터 기능을 강화함으로써 우리 지역의 열악한 지역문화섹터를 이끄는 문화적 카리스마라는 시대적 숙명을 안고 세상에 태어났다.

 

만일 과거의 사태가 사회적 책무가 망각된 채 개인적인 차원의 갈등과 내부분열에서 조장되었다면, 이것은 실로 심각한 도덕적 해이에 해당됨을 깊이 자성해야 한다. 지금이라도 한국 최초의 문화전문가 교육센터로서의 위상에 걸 맞는 멋진 해결기제의 모색에 중지를 모아야 된다.
 

그러나 문화전문대학원의 원활한 운영 취지에서 볼 때, 이번 사태는 이미 어느 정도 예정되어 있었다고 사료된다. 즉 이토록 중대한 취지에서 배태된 문화전문대학원의 개교에 맞추어서 면밀한 비용-혜택조사(cost-benefit analysis)를 행하고, 이를 통해 필요한 설비와 교수진 구성, 그리고 다양한 대학원생 수요와 복지체제 구비에 많은 노력과 투자를 아끼지 말았어야 했다. 시간부족이란 이유로 전문대학원에 걸맞지 않는 시설과 교수진을 운용함으로써 이러한 파행적인 사태로 귀결되었음을 대학당국은 통감하고 향후에 더욱 많은 지원을 제공해야 할 것이다.
 

또한 대학원생들은 학생본연의 마음가짐을 잃지 말기를 진심으로 기대한다. 금번 사태의 최대 희생자는 학생들이다. 그러나 소속 대학원의 위상이 산업현장(market)과 학계(academia)에서 더욱 부정적으로 확대 재생산된다면 우리가 속한 공동체는 물론 지역사회의 지체를 초래하며, 결국엔 우리 자신들에게 부메랑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깊이 되새겨야 한다. 한 마디로 대학과 지역 그리고 학생은 필연적으로 공생의 관계임을 인식하고 하루 빨리 문화전문가로서의 자부심과 배움에 매진하기를 기대한다.
 

마지막으로 대학당국은 교내의 문제점이 학교 밖에서 회자되는 시점에서 과도한 사회여론 지향을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을 용봉인들에게 보여주어야 한다. 문화라는 영역에서 전남대학교와 지역사회간의 경계는 허물어진지 오래이다. 전남대학교의 문제가 바로 사회문제인 것이다. 그러나 우리 대학의 자율성을 지켜내려는 자구적인 노력 즉 지식과 문화창달의 중핵기관으로서의 위상을 지켜내면서 사회적 감시와 평가를 필터링하는 보다 현명한 대응자세를 일구어야 한다. 사회적 풍랑은 허무하다. 그러나 대학은 영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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