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에 잡혀있던 정몽준 명예철학박사학위 수여식이 철학과 교수와 학생들의 반대로 인해 사실상 철회됐다.

본부 기획협력처는 이번 행사는 대학 후원 그룹의 외연을 늘리기 위해 기획 했다고 한다. 이에 철학과 교수 12명은 본부에 의견서를 제출하고 대학원생 43명은 성명서를 제출했다. 또 학생들은 정몽준 명예철학박사학위수여 반대를 위한 학생 비상 대책 위원회를 조직해 반대 성명서를 우리 대학 홈페이지 자유 게시판에 올렸다.

우리 대학 철학과 교수들은 의견서에서 “명분 없이 특정인에게 명예박사학위를 수여한다면, 학문은 돈과 권력을 가진 사람들에게 예속되어 도구화 될 것이다”며 “정몽준씨가 국회의원이며 축구협회 회장이고 대기업 총수이지만 이 자체만으로 명예박사학위를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또 철학과 교수 의견서에서는 “과거 정몽준씨가 울산과학대학교 이사장으로 있으면서 여성 청소노동자들의 항의를 묵살하고 부당하게 계약을 해지한 사람”이라며 “민주화의 성지라 자부하는 우리 대학에서 민주주의를 무시하는 사람에게 명예박사학위를 주는 것은 칭찬할 일은 아니다”고 언급했다.

한편 사회학과 최석만 교수는 대학은 학문의 순수성만을 지켜나간다면 유지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최석만 교수는 “대학은 교육 목표 말고도 다양한 목표를 가지고 있는 조직으로 좋은 학생을 뽑고, 등록금을 줄이고, 좋은 교육시설 제공 및 좋은 교직원을 모을 수 있어야 한다”며 “지성은 완성했을지도 모르지만 교육, 취업, 사회봉사 등 다양한 것들을 잃어버린 것과 다름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또 “대학 총장들이 발전기금을 모으러 다니는 것도 학자적 양심을 모르는 것이 아니라 대학에서 재정이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이다”며 “철학과 교수들이 하나의 원리로 다른 모든 원리를 비판하고 거부하는 것은 폭력이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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