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를 알리는 플래카드
강의시간에 불쓱 걸려온 한통의 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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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호음이 제법 길어졌을 텐데도 쉬 끊어지지 않았다.
궁금증에 강의가 끝나자마자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아, 윤가인씨? 문화자원센터입니다.”

문화자원센터??  뜬금없는 이건 뭐지???

혹시.. 자...

“자원봉사신청 하셨죠?”

이렇게 나의 좌충우돌 자원활동일기가 시작되었다.

워크숍 참여는 참..급하게 이루어졌다.
학번을 알아보기 위해 들어간 학교 홈페이지에서 우연히 발견한 자원활동가 모집 공고문
무엇에 홀린 듯이 난 즉흥적으로 자원활동 신청서를 메일에 담아 보내버렸다.

이게 겁 없는(?) 행동이 될 줄이야...ㅜㅜ

'내가 할 수 있는게 뭘까?', '무슨일을 해야 하지?' 란 망설임속에도   ‘자원봉사하면 되겠거니, 착한일 하는거구나’ 라고 참 단순하게 생각했다.  그런데 더욱 날 두렵게 만든 건 뽑힐 거란 확신 없이 경험삼아 제출한 신청서가 덜컥 붙어버린 거다.

자원봉사 교육을 받으러 갔던 날...
1학년 중에서 자원봉사 신청서를 낸 것도 참여하는 것도 나 한명 뿐이라는 거...
오~ 하느님 ㅠㅠ 제가 무슨 일을 벌인 거죠?

내가 자원활동했던  "아시아 문화지도 제작과 문화자원 아카이빙 국제워크샵" 은 문화중심도시조성추진기획단이 주최하고 전남대학교 문화특성화사업단과 목포대학교 아시아문화연구소가 공동으로 주관했으며 아시아의 음식문화와 토착종교를 테마로 한 문화지도 제작방법과 문화자원의 아카이빙 사례를 중심으로 토론을 했던 행사였다. 

워크샵 전날, 국내외 손님들과 자원활동가들은 담양에 한국 가사문학관을 방문했다.

워크숍이 진행되는 동안 내 별명은 목포대 자원활동가 분이 지어주신 “어린이”였다.

외국에서 오신 분들 수행이며 통역, 행사준비 까지.. 뛰어난 영어회화 실력과 상당한 수준의 일어실력을 자랑하시는 언니, 오빠들 틈에서 나는 뼈저리게 느꼈다. 얼마나 무모하고 대책 없는 행동이였던가.. 내가 가진 능력이 얼마나 부족한가 등등

내게 처음으로 주어진 임무는 몽골에서 오시는 손님을 모시고 관광 가이드를 하는 것이었다. 다행히 몽골선생님은 나의 짧은 영어회화를 이해해주시는 넓은 아량과 센스, 끊이질 않는 유머감각을 가지신 분이었다.

얼마나 다행이었는지.. 선생님의 센스 덕에 크게 어렵거나 당황스러운 일은 없었지만 난 나의 짧은 영어를 온몸으로 느끼며 좌절했다. 언어의 장벽이 이런거구나, 생각을 전하지 못하는 답답함이 이런거구나.
관광 내내 몽골 선생님보다 오히려 내가 외국인이 된듯한 기분이었다.

정신없이 행사준비기간이 지나가고 드디어 워크숍 당일

문화자원센터의 자원활동가로 나는 문화자원 아카이빙 세션에서 주제발표에 참여했다. 문화와 문화자원은 보존되어 전승되어져야 그 가치가 빛을 발한다.

우즈베키스탄의 건축물 보존과 관련 질의 응답시간을 갖고 있다.

몽골과 우즈베키스탄의 전문가 분들의 문화자원 보존에 대한 발표는 내가 미처 몰랐던 아시아 문화에 대한 다양함을 새삼 일깨워 주었고 문화자원 아카이빙이 얼마나 중요한 가를 느끼게 했다. 또 디지털 아카이빙에 대한 위험성과 편리성 같은 문화자원의 수집과 보존, 일본의 디지털 아카이빙 활용방안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 수 있어 좋았다.

 이런 워크숍에 더 많은 분들이 참여하셨으면 더 좋았을 텐데...

워크숍이 시작되기 전, 내게 어느 정도의 인원이 워크숍에 참여하냐고 물어본 우즈베키스탄 손님께 나는 각 세션별로 100명씩 총 300명이 온다고 말씀드렸었다. Maybe 라는 조건을 붙인 대답이었지만 본의 아니게 나는 거짓말쟁이가 되 버렸다. ㅜㅜ 더 많은 분들이 오셨다면 더 활력 있고 폭넓은 논의가 이뤄졌을 텐데...

 워크숍이 끝나고 내게는 온통 아쉬운 것 뿐이었다. 회화를 잘 해서 국외 스피커분들과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눠볼걸... 목포대학교 아시아문화연구소분들과도 더 잘 지낼걸... 잘 치러냈다는 안도감도 물론 있었지만 왠지 뭔가가 더 남아있을 것 같은 기분이었다. 내가 부족했기 때문이었겠지...

워크샵을 마무리하면서 워크샵 관계자 분들과 기념 촬영을 가졌다.

 그러나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이번 워크숍에서는 잃은 것보다는 얻은 게 너무나도 많았다는 것.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해야 할 일이 너무나도 많다는 것. 세상은 너무너무 넓고 나는 아직 부족하고 그래서 아득할 정도로 가슴이 뛴다는 것이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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