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활의 꽃인 동아리들이 취업이 어려워지면서 취업과 관련된 영어회화 동아리를 비롯한 몇몇의 동아리를 제외하고는 시들해지고 있다. 한참 자유로움을 만끽할 새내기들이 학점관리와 취업준비에 신경을 쓰느라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동아리 활동의 기회를 놓치고 있다. 이번 전대신문에서는 이 같은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우리 대학 동아리들의 현 주소를 들여다봤다. /엮은이
예전과 다르게 대부분의 동아리들이 신입회원의 수가 절반으로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30년 동안 선후배가 함께 봉사 활동을 해오며 좋은 일을 자처했던 봉사 동아리 ‘신행’은 작년부터 신입 회원이 한 명도 들어오지 않았다. 학술 분과 동아리인 ‘EIM’은 “각 과별로 소모임 활동이 활발해서인지 중앙동아리 활동은 잘 하지 않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또 검도 동아리인 ‘랑도회’는 신입 회원 수도 줄고 있지만 들어 온 후에 나가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회장인 박기왕 군(농경·2)은 “운동한다고 해서 시간을 많이 뺏는 것도 아닌데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것 같아 앞으로는 회원들과 함께 공부하는 시간을 많이 가질 계획이다”고 전했다.
한편 영어가 취업문을 뚫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면서 우리 대학 내 영어 회화 동아리의 수가 늘어나고 있다. 해년마다 다른 동아리들은 신입회원이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영어회화 동아리들의 경우 신입회원들이 끊이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영어 회화 동아리인 ‘LPG’는 3개월에 한 번씩 신입회원을 모집하는데도 경쟁률이 2대 1에서 3대 1 수준이다. ‘LPG’ 회장인 윤병희 군(경영·3)은 “예전에 비해 취업이나 어학연수 때문에 영어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 영어를 배우려는 사람들이 많아진 것 같다”고 전했다. ‘ECHO’ 회장인 홍민호 군(경영·3)은 “동아리 생활과 영어 공부를 함께 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회원이 많이 몰리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반면 타 대학의 경우는 우리 대학에 비해 동아리 활동이 비교적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북대학교나 연세대학교의 경우 영어회화 동아리가 많지 않고 주로 학술모임을 만들어 활동하고 있으며 학술 동아리보다 노래, 댄스, 연극 등 신나게 즐길 수 있는 문예 동아리가 활성화되어 있다.
부산대학교는 전체적으로 동아리 회원의 수가 예전보다 줄었지만 여전히 신입생들의 관심이 높은 편이다. 학술 동아리의 인기가 많아지고 있으며 특히 역사동아리가 잘 되어가고 있다. 우리 대학과 달리 중앙동아리 소속 영어회화동아리는 한 개뿐이었다.
유독 우리 대학의 경우 문예동아리의 활동이 침체되고 있는 상황이 우리 대학 학생들의 취업에 대한 조급함에서 비롯된 것은 아닌가 한다.
표면적으로 취업에 도움이 될 만한 동아리를 쫓기보다는 대학생으로서 문화적인 교양을 쌓을 수 있는 동아리를 선택하는 방향 전환이 시급하다. 또 학과 소모임이 활성화되어있어 다양한 동아리 활동보다는 과 활동에만 집중하는 것도 하나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우리 대학 합창단 회장 박창우 군(건지환·3)은 “내가 1학년 때는 IMF가 갓 지난 때였지만 학내 분위기가 취업에 대해 고민하기보다 동아리 활동이 활발했다”며 “동아리 활동은 인간관계를 넓히는 데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 박 군은 “취업과 학점도 중요하지만 새내기일 때 공부이외에 동아리 활동을 비롯해 다양한 경험을 해보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정확한 목표를 가지고 일찍부터 취업을 위한 영어공부, 학점관리를 하는 것도 좋다. 하지만 동아리를 통해 공동체문화를 배우고 다양한 경험을 하는 것 또한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인식의 전환과 함께 활발한 참여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