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하고 복합적인 시설의 고급스러움’, ‘질 좋은 서비스’ 이 말은 TV 속에 나오는 어느 백화점 광고가 아니다. 이것은 부산대에 ‘효원굿플러스’라는 상표명을 가진 지하 4층, 지상 7층의 복합 건물에 음식점, 뷰티존, 이동통신, 영화관이 들어선다며 분양 광고를 하는 멘트다. 대학에 민영화 자본이 침투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 대학 또한 용봉 캠퍼스 예술대 운동장에 BTL 방식의 고급 민영화 기숙사가 들어서고 있다. 물론 우리 대학에 타 지역 학생들이 많아 기숙사 수요가 필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단대 체육대회 때면 여러 학생들이 빨강, 노랑, 초록색의 티셔츠를 입고 피구, 축구, 줄다리기를 하고 평일 오후에는 축구 소모임들의 경기를 했던 예대 운동장을 이제는 볼 수 없다.

민영화 기숙사에는 원룸 형태의 인테리어와 시설, 생활관 내 커피전문점, 편의점, 약국 등이 들어서 학생 편의성이 크게 향상된다는 장밋빛 전망만 있을 뿐 실상은 어떨지 두고 볼 일이다.

이유는 고급 민영화 기숙사에 대한 기대가 지난해 북구청과 공동 설립한 새로운 잔디구장만큼 아름답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 잔디구장은 어떠한가. 주말에는 사실상 학생들의 이용이 어렵게 돼 있다. 대운동장 관리가 대학 본부에서 스포츠 센터로 넘어감에 따라 스포츠센터는 수익 사업을 위해 주말에는 조기 축구회 같은 단체와 장기계약을 맺어 학생들의 이용을 막고 있는 것이다.

대학의 민영화는 효율성 증대, 재정확충이라는 논리로 환영받고 있다. 하지만 학생 보다는 이익창출이 우선이 되는 민영화는 대학에서 학생들의 권리나 복지보다는 이익을 중심으로 생각할 수밖에 없다.

국립대 법인화 바람이 불고 있는 지금, 이를 대학의 민영화라고는 말할 수 없지만, 그 구조를 들여다보면 민영화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법인화가 되면 대학의 재정확충을 대학 자체 내 수익 사업이나, 등록금, 대학발전 기금으로 밖에 할 수 없는데 한계가 있는 기금이나 학생의 반발을 피할 수 없는 등록금 향상보다는 대학 자체 내 수익을 택할 수밖에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학교의 수익을 위해 학생은 그만큼 양보를 해야 하며 또한 그것은 효율성에 입각해서 당연시 될 것이다.

대학에 효율성이나 자본의 논리가 더욱 크게 작용한다면, 먼 훗날 대학 신문은 발매 부수가 줄어들거나 혹은 학생들에게 신문을 팔고 있을지도 모른다. 학생들에게 혜택을 주는 ‘근로 장학생’ 제도 역시 효율성을 이유로 사라질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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