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전남대에서 교류학생을 온 강수미라고 합니다.”

두근두근 떨리는 마음으로 경북대 정치외교학과 학생들 앞에서 인사를 했다. 오늘은 개강총회가 있는 날. 정외과 학생들과의 첫 대면이기도 하다. ‘잘생긴 남학생들이 많기를~‘하고 얼마나 빌었는지 모른다.ㅋ

▲ 개강총회에선 복학생, 편입생, 교류학생들이 서로 인사를 나누는 순서가 포함돼 있다.
멋지게 정장을 차려입은 학생회장이 나와 개강총회를 이끌었다. 조금 이색적인 게 있다면 복학생, 편입생, 교류학생들의 인사하는 순서가 있었다. 군대를 마치고 학교에 복학한 선ㆍ후배들이 개강총회에 참여해 인사를 하는 것이다. 항상 학기가 시작되면 복학하는 학생들이 많지만 재학생들은 잘 모르기 마련이다. 그런 것을 보안하기 위한 정외과만의 특별한 순서 같기도 했다. 스릴 넘치는 사물함 추천도 마치고 이제 개강총회를 마쳐야 할 때. 정외과는 개강총회 마지막에 찔레꽃을 불렀다.

아마도 3월 이쯤이면 우리학교도 봉지 앞에 홍보 나온 동아리들이 한 가득일 것이다. 이곳 경북대도 일청담 옆 길에 자신들의 동아리를 홍보하기 위해 나온 학생들이 줄을 이었다. 작은 무대를 설치해 공연을 하는 열정적인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 이색적인 광경을 그냥 넘어갈 강수미가 아니다!ㅎ 정말 지나다니는 학생들이 부끄러울 정도로 길가 양옆에 주-욱 늘어진 각 동아리 학생들의 눈초리는 05학번의 여자 예비역인 나를 민망하게 할 정도였다.

그 중 내 눈길을 끄는 동아리가 하나 있었는데 천막과 홍보물이 다 인 70여개의 동아리 중에 카누를 앞세운 대학생 해양소년단 ‘원양대’였다. 어떤 동아리인가 했더니 걸 스카우트, 보이 스카우트 아이들을 교육하고 봉사 활동하는 단체란다. 그 취지가 봉사 활동이라는 점에 조금 놀랐다. 자세하게 동아리 소개를 해 준 원양대 동아리 학생과 “카누에 앉아서 설명들으세요” "아니에요. 서서 들을게요. 하며 한참 실랑이를 하다. 카누에게 조금 미안함을 표하며 앉았다^^;

▲ 대학생 해양소년단 '원양대' 동아리 회원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어디서나 그렇듯 원양대 동아리에서도 내가 07학번 새내기인 줄 안 모양이다. 교류학생이라고 소개를 했더니 살짝 아쉬운 얼굴을 보였다. 아무튼 “왜 전라도 사투리 안 쓰고 서울말 써요?”라는 농담 섞인 핀잔을 마지막으로 나는 인질범이라는 인라인 동아리로 발걸음을 옮겼다.

▲ 인라인 동아리 '인질범'
“저 이 동아리는 이름이 뭐에요?" "인질범이에요” 그리고 바로 들려오는 한 마디. “07이세요?” “아닌데요ㅡㅡ;” 다짜고짜 07이냐니. 그 뒤에 말이 날 더 분노하게 했다. “그럼 그냥 가세요” 하며 손사래까지 치는 게 아닌가! 내 참 서러워서. 나도 유유히 봉지를 거닐며 수많은 동아리에 손길을 도도하게 뿌리친 적이 있는 사람이라고~ 아무리 그렇다고 동아리가 땡칠이들만에 소유물은 아니지 않은가? 비록 내가 동아리를 들지 않는다고는 하지만 일부러 찾아간 사람에게 그렇게 무례하게 할 것까진 없었는데 말이다.

우리학교 동아리들은 제~발 그러지 말았으면 좋겠다. 동아리원이 없어 발품 팔아 고 학번들에게 동아리에 가입만이라도 해달라고 애원하지 않아도 좋다. 그러나 관심 있어 찾아 온 학생들에게는 친절하게 간단한 설명정도는 해주는 것이 좋지 않을까. 그런 의미에서 구명조끼까지 입어가며 사진 포즈를 취해 준 원양대 동아리 학생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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