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온 지 벌써 16년 이란 세월이 흘렸습니다. 저는 2남 1녀의 자녀를 둔 어머니 서은남 입니다.

우리 장남인 필립 정은 만 14세의 미국 태생입니다. 필립은 어려서부터 미국에서 태어나 학교생활을 하고 미국식 음식과 문화에 익숙해져 있었답니다. 그런 아이를 지난 유월 아시는 전남대 동문회 회장님의 권유로 전남 대학교 연수원에 보낼 수 있었답니다. 처음에는 미국식 언어와 음식 문화에 젖어 있는 처라 모든 것이 두렵기만 한 지 아들은 가는 것을 거부하고 몹시 부담스럽게 생각하였습니다.

어릴 적 두 세 번 한국을 방문 한 적은 있었지만 자라서는 처음으로 가는 길이라서인지 필립은 약간의 긴장감과 두려움을 가슴에 묻고 LA 공항을 떠났습니다. 전남대학교에 도착 후 전화카드를 사서 학교전화로 엄마에게 전화하는 아들이 대범하고 대견스러웠습니다. 가끔 전화에 의해 들려오는 아들의 목소리는 늘 자신감이 넘쳐 있었고 재미있다고 하였습니다. 각종 프로그램을 마치고 외할머니 집에서 남은 보름간을 사촌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미국으로 돌아왔습니다.

오랜만에 만난 아들은 엄마, 아빠에게 존대어로 말하고 어른들을 존경하는 모습이 많이 두드러져 보기에 좋았고, 한국음식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던 아이가 한국음식과 야채도 잘 먹으며 편식하지 않고 음식에 대한 감사함을 느끼는 것 같았습니다. 학교에서 실습시간에 정성스럽게 만들어 구운 커피 잔은 무척이나 아름답고 고상하게 느껴져 마음이 뿌듯하였고 장구를 사가지고 와서는 네다섯 가지의 장단을 치는 것을 보고는 참 의아하고 대견스러웠습니다.


전남 대학교의 수련생활을 사진과 글로 책자를 만들어 주셔서 오랜 추억으로 간직할 수 있어 너무 좋은 것 같습니다. 그곳에서의 사진과 T-Shirt 등 기타 기념품을 소중히 다루고 무엇보다 한국어를 더욱 또렷하게 존댓말로 잘하는 필립이 너무 자랑스럽습니다. 동생들에게도 너그러워지고 단체생활을 통해 양보와 인내도 배우고 한국의 예절과 문화를 통해 한국인의 자부심을 갖고 있는 아이가 대견스럽습니다.


전남대학교 총장님과 더불어 행사에 도움을 주신 교수님들과 선생님들, 그리고 관계자 여러분들에게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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