랩실의 문을 열며 후배들을 반겨주는 양해연 교수의 첫 인상은 인자함과 여유가 묻어나는 이웃집 아저씨와 같은 푸근함이었다. 그의 랩실 안은 깔끔히 정리되어 있었는데, 책장에 가득 꽂혀있는 두꺼운 책들, 칠판에 적힌 물리공식들과 관련포스터들은 연구자인 그를 더욱 부각시켰다.  

랩실의 문을 열며 후배들을 반겨주는 양해연 교수의 첫 인상은 인자함과 여유가 묻어나는 이웃집 아저씨와 같은 푸근함이었다. 그의 랩실 안은 깔끔히 정리되어 있었는데, 책장에 가득 꽂혀있는 두꺼운 책들, 칠판에 적힌 물리공식들과 관련포스터들은 연구자인 그를 더욱 부각시켰다.

우리 대학 물리학과 80학번 출신인 양 동문은 현재 미국 중서부에 위치한 유타대학교의 물리학 교수다. 그는 우리 대학 석사과정을 마치고 89년 미국 브라운 대학에서 ‘고체물리표면의 구조연구’를 했으며 현재 ‘나노구조를 성장시키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는 나노구조의 전자들의 성질을 이용해 반도체, 레이저 등에 응용하는 기술개발로 군사용도로 많이 사용된다고 한다. 이라크 전쟁당시 탱크와, 나노구조를 이용해 태양전지의 효율성을 높여 에어포스사에서 이용한 적이 있다. 또한 그는 미국국립과학재단으로부터 지원을 받아 유타주 내의 최초로 나노테크놀로지 교육을 시행해 ‘나노분야의 발전과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새내기 시절 5·18을 겪었던 양 동문은 “친구와 함께 지금의 평생교육원을 지나가다가 느낌이 이상해서 뒤돌아보고 깜짝 놀랐다”면서 3층위에서 기관총이 그의 행로를 따라 움직이고 있었다는 가슴 철렁했던 지난날을 회상했다.

자연대 봉사소모임 ‘흰돌’과 ‘고전기타반’ 동아리 활동을 했던 양 동문은 선배들과 지리산과 월출산으로 봉사활동 갔던 추억들을 잊지 않고 있었다.

한편 고전기타가 너무 좋아 ‘학원을 운영할까’도 진지하게 고민했다는 양 동문은 “3학년 때 광주학생회관에서 친구와 함께 듀엣으로 세레나데를 연주했었다”면서 “한달 동안 열심히 연습을 했지만 선배들로부터 ‘그렇게 해서 상은 받을 수 있겠느냐’라는 핀잔만 들었었다”고 했다. 그는 “물론 연주회는 성공적으로 끝났지만, 이후로 학원을 운영하겠다는 꿈은 접었다”며 웃으면서 말했다.

3학년 말에 진로에 대해 고민이 많이 했다는 양 동문은 “물리학에 큰 뜻을 품고 대학을 입학했지만 직접적으로 유학을 생각하게 된 계기는 ‘현대물리’를 가르치셨던 명화남 교수님의 영향이 컸다”고 했다. 그는 “명화남 교수님은 학생들에게 큰 꿈을 가지고 미래를 내다보면서 공부하라고 늘 말씀하셨다”면서 “‘물리분야에 관해서 전남대 물리학과 학생들이 최고다’며 격려해 주셨다”고 말했다.

그러나 유학을 결심하고 시작한 영어공부는 쉽지만은 않았다고 한다. 양 동문은 “대학을 졸업한 후 영어가 부족해 타임지를 영어사전 없이 무작정 읽었다”면서 “처음엔 지루하고 마치 백지만 보는 듯했지만, 두 달 정도 읽으니 이해가 됐다”고 했다. 그는 “모든 일에는 흥미를 갖는 것이 중요한데, 영어공부에 흥미를 갖게 되니 자신감이 생겼다”면서 학생들에게 영어지문을 많이 읽어보라고 권했다.

영어에 자신감을 갖고 미국 유학길에 오른 양 동문은 “처음 한달은 한 개의 과제를 해결하는데 3~4일이 걸릴 정도로 너무 힘들었다”고 조심스레 밝혔다. 너무도 힘들었기에 박사학위를 받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는 양 동문은 “하지만 단 한번도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은 없었다”고 했다. ‘항상 긍정적으로 생각하자’가 좌우명이라는 양 동문은 네이티브 스피커가 아니었기에 미국생활을 즐거운 도전으로 받아들이고 늘 노력했다고 한다.

그는 “목표에 도달하고 싶은 열망은 굴뚝같지만, 자신의 역량이 미치지 못하면 스트레스를 받아 포기하고 싶어진다”면서 “그러나 후에 목표에 도달하지 못하더라도, 후회하지 않는다는 마음으로 과정을 즐겼기 때문에 지금의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양 동문은 후배들에게 “무슨 일이든 애정을 가지고 열정적으로 추진해야 좋은 결과를 이룰 수 있다”면서 “돈이 많아도 자신이 하는 일을 좋아하지 않으면 결코 성공했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 그는 또 “자신이 하는 일을 ‘왜 좋아하는지’ 설명할 수 있으면 더욱 좋다”고 당부했다.

 /노은빈 기자 kokohak@hanmail.net


양해연 동문은…

▶1985년 전남대 물리학과 졸업

▶1989년 미국 브라운대학 박사과정

▶현재 유타주립대학 물리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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