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학­학우들 사이를 좁히겠다"며 당당히 2002년 출범을 선언한 34대 총학생회. 학생회 위기로 기층학생회가 많이 무너지고, 과학생회와 학생간에 괴리감, 총학생회와 학생들간의 거리감이 커진 것은 대학사회의 큰 화두였다. 이에 34대 총학생회는 학생들과 가장 밀접한 학생회를 강화해야 한다는 공약을 중심에 두고 한 해 활동을 펼쳤다. 이를 비롯해 총학생회는 사회민주화 투쟁에 전력을 기울일 것과 학원자주화 투쟁, 대학 문화 형성에 노력 할 것을 약속했다. 35대 총학 선거를 앞둔 지금 34대 총학생회는 얼마나 많은 학생들과 공감대를 이루며 이런 공약들을 지키려 했는지 크게 네 부분으로 나눠 과 회장들에게 평가를 들어봤다. /엮은이

△사회민주화 투쟁 - "많은 학생들이 공감·참여가능한 투쟁해야"

올해 2월부터 부시방한 투쟁을 비롯해 김동성 선수의 솔트레이크 사건으로 인한 반미 감정의 극대화, 5·18 시민법정, 6·15 민족통일대축전, 미선이 효순이 투쟁, 8·15 통일대회 등으로 사회 전반은 떠들석했다.
경영학부 회장 양빈 군(경영·3)은 "미선이 효순이 사건에 6천 여명 이상이 서명을 하고, 대동풀이에서 배경대를 통해 학생들의 참여를 도모한 것은 성과적이다"고 평가했다. 가정교육학과 회장 진유연 양(가교·3)도 "1백 여명의 학생들이 스케치북을 들고 배경대를 한다는 것에 정말 놀라웠다. 앞으로 그런 행사에는 과학생들과 함께 했으며 하는 생각을 했다"고 평가했다.
한편 양 군은 "사회전반에 반미 감정은 형성됐지만 이것이 학내에서 학생들의 분위기는 부족했던 것 같다"고 평가했으며, 응용식물학부 김영진 군(응식부·3)은 "총학생회에서 하는 투쟁의 중요성은 인식하지만 집회보다는 낮은 수위에서 많은 수의 학생들과 함께 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하며 좀더 대중적인 방향에서의 투쟁에 주력할 것을 주장했다.
전반적으로 총학생회에서 하고 있는 사회민주화 투쟁의 중요성은 인식하지만 방법의 변화에 있어서 새로운 시도 없이는 많은 학생들의 공감과 참여를 이끌어내기 어렵다는 평가다. 또 5·18 재현극, 대동풀이의 배경대, 미선이 효순이 투쟁의 서명 등의 방법은 내년에도 좀 더 대중적으로 이뤄졌으면 하는 바램들이다.

△학원자주화 - "등록금 투쟁의 성과 선전·홍보 부족"

올해 역시 우리 대학은 등록금 인상으로 몸살을 앓았다. 여느 대학과는 달리 6개월이라는 오랜기간동안 늦게까지 등록금 투쟁에 힘을 쏟아야 했고, 결과는 13억원 후생복지금 예산 확보했다.
하지만 등록금 투쟁이 학생들과 소통하는 속에서 이뤄진 것이 아니라 소수 학생의 투쟁으로 전개됐다는 점에서 부정적 평가가 나왔다. 양 빈 군은 "총학생회가 컴퓨터 집기를 들어내고, 30일간 단식을 하는 등 헌신성을 엿보였지만 이것이 학생들에게는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져 등록금 투쟁의 절박성에서 멀리 떨어졌다"고 말했다. 또 학생들이 등록금 투쟁 자체를 당연하게 생각하면서 내년이면 등록금 자율화와 공교육의 개방화를 반대하기 위한 투쟁이라는 점을 인식하는데 부족했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더불어 후생복지 기금으로 돌아간 13억원 사용이 민주적 의사수렴이 미비, 후생비 쓰임의 선전과 홍보 부족때문에 학생들이 그 성과를 실감하기 어려웠다는 평가가 나왔다.

△의사소통 구조 - "학생들의 풍부한 의사를 수렴한 대의체계 필요"

’소통과 교감이 넘치는 학생회로 팅(ting)하자!’고 약속했던 34대 총학생회, 학생들과 얼마나 많은 교감을 이뤘을까. 문헌정보학과 회장 김현석 군(문정·3)은 "1생에서 밥퍼주는 사업, 백도에서의 수요카페에서 부총학생회장의 얼굴을 볼 수 있어 새내기들이 참 좋아했다"며 학생들과의 소통을 이뤘다는 점에서 긍정적 평가를 내렸다. 또 양 빈 군(경영·3)은 "각 과 회장들이 함께하는 금강산 모꼬지를 통해서 얼굴을 알고, 친해지는 계기는 됐다"며 좋은 평가를 내렸으나 "함께하고자 하는 노력 이후 명확한 책임자가 없어서 과학생회 발전에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고 말했다.
회장들은 과·학부 학생회발전 특별위원회를 통한 학부 학생회 연구 사업을 진행한다고 했지만 이것 또한 끝까지 명확한 책임이 없어 몇번의 모임만을 가져갔다는데 아쉬웠다는 평가다. 또 학생총회나 1학기 전학대회의 성사, 단대 학생회 운영위 등의 대의체계가 형식적으로는 안착화되는 것처럼 보였으나 회장들의 고민 부족으로 학생들의 풍부한 의사수렴과 논의가 부족했다.

△대학문화 - "공동체 느낄 수 있는 공간·기회 부족"

개인주의, 이기주의, 상업주의 벌레가 대학문화를 파먹었다고 말하는 요즘 공동체 문화 형성을 위해 힘쓰겠다고 다짐한 34대 총학생회. 월드컵을 통해 하나됨을 느끼는 자리를 빼고는 공동체를 느낄 수 있는 공간은 없었다는 평가다. 대동풀이도 무대공연과 주막만으로 이뤄졌으며 산발적으로 축제를 즐기는 공간이었다고.
김영진 군(응식부·3)은 "지속적인 자주강좌를 통해 많은 지인들을 만날 수 있어 좋았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과반 학생회·소모임 건설지지·지원 사업과 상설 공연장의 건설에 있어서는 별 다른 노력의 결실이 보이지 못했다는 평가다.

이국현 기자 madpres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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