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부터 사흘간 사회교육원 전시실에서는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특별한 그림 전시회가 열렸다. '나눔의 집'에서 함께 생활하는 이 할머니들의 과거와 상처, 그리고 계속될 자신들의 투쟁을 그림에 담아 전시회를 가진 것.
전시실에 들어서면 먼저 김순덕 할머니의 '못다핀 꽃'이 관람객들을 맞는다. 활짝 핀 꽃과 대조시킨 한복 입은 소녀의 모습을 보는 김고은 양(조대·수교·1)은 "아무것도 모르던 어린 시절 할머니가 겪어야만 했던 고통이 얼굴에서 역력히 드러나 보는 이의 가슴을 아프게 한다"고 말한다.
'씨앗' '버섯 공출' 등 당시 일제에 착취당하는 우리 민족의 모습부터 '배를 따는 일본군' 등 강제로 끌려가 어린 나이에 순결을 짓밟혔던 할머니들의 슬픔과 공포, 일본군을 향한 분노까지 여실하게 보여주는 20여점의 작품들. 정의연 군(수의·2)은 "할머니들의 그림으로 약한 나라의 비애를 본다. 다시 반복돼서는 안될 역사임을 새기게 하는 값진 그림이다"고 소감을 말했다.
일본군이 할머니들 앞에 무릎을 꿇고 눈물을 흘리고 있는 '사죄'가 가장 인상적이다는 김현지 양(조대·국문·2)은 "일본의 공식적인 사과를 요청하는 할머니들의 외로웠던 투쟁이 정말 안타깝고 그림처럼 하루빨리 할머니들의 바람이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말하기도 한다.
한편 김순덕 할머니는 지난 월드컵때 응원전을 그린 '붉은 악마'를 설명하며 "나라를 잃고 제대로 펼칠 수도 없던 태극기를 맘껏 흔드는 것만으로도 기뻤다"고 말했다.
전시회를 주관한 총여학생회장 유현임 양(문정·3)은 "이번 행사가 할머니들의 문제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며 "할머니들의 설명에 학생들이 집중하는 모습을 보면서 더 많은 학생들이 참여했으면 좋았을 것 같다"는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경심 기자/ violet827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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