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 방송국에서 책읽기 운동을 하는 바람에 저 또한 백범일지에 대해 다시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중고등학교를 다니며 한번 읽어 봐야지 생각만 하구 내내 미루고 있다가 이번에 인터넷으로 책을 신청하다가 생각나서 같이 신청하구 한 나흘간 읽었드랬습니다...

솔직히 기대를 무지 많이 한것두 있겠지만.. 첨엔 좀 실망한 마음이 없지 않았습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민족지도자의 이야기로서는 뭔가 어색하고 너무 평범하달까 아님 넘 동떨어진 이야기인듯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마두 다들 너무 머리로만 생각을 가지고 있기에 갖게 되는 흔한 과정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뭔가를 부딪혀 보기 이전엔 정확히 느낄수 없듯이.. 비록 책에 담긴 글일 뿐이지만 읽지 않고 전해 들어서는 자신의 맘속에 들어 갈수 없는 일일테니까염..

백범일지는 상권과 하권의 구성을 갖추고 있습니다.. 상권은 임정시절 백범의 과거 유년기와 임정까지의 여러이야기를 다루고 있고 하권은 임정에서의 인물들과 해방후 그의 얘기들을 주로 다루고 있습니다.. 엄격히 보면 상권은 자서전 비슷하고 하권은 어떤 역사인물을 다루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느낌대로 얘기하자면....
백범이란 인물은 어쩜 지극히 평범한 사람일진데.. 어찌하여 글을 익히고 또 어찌하여 독립운동이란 그것두 임시정부란
엄청난 일에 몸담게 되었는지도 모릅니다.. 어떤 의미에서 운명일수도 있겠져.. 그런데 거꾸로 생각해 보면 만약에 김구라는 인물이 없었다면 우리가 역사책에서 그렇게도 자랑스러이 여기던 임시정부라는 존재가 있을 수 있었을까 하는 의문입니다.. 하권에서 쓰고 있듯이 여러 가지 난관과 분열속에서 근근히 명맥을 유지해온 임시정부란 결국 김구라는 사람이 있었기에 가능한 역사의 한 모습일 것입니다....

그가 말한 것처럼 그는 어쩜 단지 독립된 나라의 문지기 역활이 어울리는 사람이었는지도 모릅니다.. 그가 추진한 남북의 화합은 결국 김일성의 집권에 힘을 실어주는 남북 지도자 연석회의를 이끌었을 뿐이지만.. 그가 만약 그런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다면 우리는 과연 우리의 역사를 자랑스럽다고 얘기 할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쩜 이용당하고 결국엔 비참한 죽음을 맞이하게 되지만.. 그는 그가 말했듯이 언제나 민족을 위해 생각하고 살아온 인물이었습니다..

"눈 덮인 들판을 걸어갈 때 함부로 걷지 말지어다
오늘 내가 걸어간 발자국은 뒷사람의 길이 되리니.."

멋진 말입니다.. 어느 선 사상에서 나온 구절이라구 하는데 백범이 특히 좋아한 말이었다구 함니당.. 해설에선 풍전등화와 같은 민족의 역사에서 후세에 부끄럽지 않게 신중해야 한다는 얘기라구 하던데.. 전 그냥 이렇게 느꼈습니다..

사람들은 다들 저마다 가는 길이 옳고 바르다고 생각하지만 .. 그러한 생각은 내가 아닌 뒤따르는 자들에 의해 증명된다고... 비록 백범이 걸었던 길은 남들에 비해 험하고 위험하고 결국엔 이루지 못한 꿈이었다고 하지만.. 우리들이 그를 존경하는 이유는 바로 그가 걸었던 길의 발자취 때문일거란 생각을 해봅니다..

좋은 책입니다......
솔직히 좀 어렵고 가끔 왜 그랬을까 하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우리의 사고로 전부를 이해할 순 없을 테니까요... 우리는 지금 식민지 나라가 아닌 대한민국.. 그 자랑스러운 이름아래 당연한듯 살아가고 있으니 말입니다.. 그 자랑스러움이 어디서 나오는 것인지 모른채 그냥 너무나 쉽고 당연히 얻어진 것처럼 생각하고 있으니까요..

주변의 작은 일들에서 쉽게 그런 모습을 발견합니다.... 참여하지 않는 의식.. 옳지 않은 길에 대한 무저항.. 그리고 나의 길에 대한 무관심.. 그러한 것들이 바로 우리를 다시 부끄러운 식민의 길로 이끌어가는 그 무엇이 아닌가 하는 고민을 다시 한번 해보게 됩니다... 그러기에 더 의미 있는 책이란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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