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애라는 코드가 새로운 문화 상품이 되어가는 것 같다.동성애 하면 보통 하리수,홍석천,에이즈... 라는 단순한 단어들의 조합이 되어 가고...
이젠 그들의 사랑이 한낱 뉴스거리도 되지 않는 세상이 되어가고 있는 지금... 한 영화를 소개하려 한다.

■ Story
영문학 연구생 자격으로 런던을 방문한 미국인 롤랜드는 대영박물관의 고서를 뒤지던 중 100년 전에 쓰인 편지 한통을 발견한다. 그것은 충실한 결혼생활의 모범으로 추앙받아온 시인 랜돌프 헨리 애시가 아내가 아닌 다른 여인에게 몰두했었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단서가 된다. 롤랜드는 빅토리아 시대에 정통한 여류학자 모드 베일리와 함께 옛 시인의 사랑을 추적한다.

책벌레들을 오래된 박물관에 데려다 두면 항상 비밀스런 옛 문서 속에 깃든 로맨스를 찾아내게 될까 그렇지는 않은 것 같다. 움베르토 에코는 <장미의 이름>;에서 웃음을 신에 대한 불경이라고 생각하는 한 수도사의 광기를 상상했고, 이인화는 <영원한 제국>;에서 보수주의자들의 음모에 무너진 개혁 군주를 추모했으며, <책벌레>;를 쓴 클라스 후이징은 책에 대한 사랑을 넘어 광적인 소유욕으로 들어선 두 수집광을 묘사했다. 앞의 두편과 달리 <책벌레>;가 영화로 만들어졌다는 소식은 아직 듣지 못했다.
기네스 팰트로는 정말로 억센 양키와는 결코 섹스하지 않을 얼음공주인가 이것도 그렇지는 않을 것 같다. 우선은 이 여배우가 영국인이 아니라 미국인이라는 사실을 기억하기 때문이고, 두 번째로는 모든 영국 여자가 영화 속 모드 베일리처럼 우아함과 전문적 확신을 지니고 있지만 사랑과 남자를 불신한다거나, 그 증거로서 머리를 늘 깡총하게 올려 묶고 다닌다고는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내 생각엔 훨씬 많은 영국인들이 사랑의 느낌을 가지기 시작했을 때 “이러면 안 돼요. 위험해요”라고 말하기보다는 애욕의 강물에 풍덩 뛰어들 것 같다. 세상 어디서나 그런 것처럼.

동성애자는 이성애자보다 질투심이 더 강한가 다른 여인에 대한 남편의 사랑을 묵인하고 무덤 속까지 배려하는 이성애자 아내와 달리, 크리스타벨의 레즈비언 연인 블랑시는 연적의 편지를 숨기고 방해하다가 여의치 않자 급기야는 몸에 돌을 매달고 물 속으로 뛰어든다. 이번 질문에 대한 답은 잘 모르겠다. 동성애에 관해 좀더 개방적인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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