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비하면, 술을 마시는 절대량은 줄어들었다고 하지만, 여전히 ‘대학생=술’이라는 공식이 성립할 만큼 대학생들은 술을 많이 마신다. 달라진 것이 있다면, 1970~1980년대 대학생들에게 술이 치열한 고민과 토론의 동반자였다면, 2000년대 대학생들에게 술은 ‘사람들을 모이게 해주는 수단’으로써 더 크게 어필하고 있다.  

 

예전에 비하면, 술을 마시는 절대량은 줄어들었다고 하지만, 여전히 ‘대학생=술’이라는 공식이 성립할 만큼 대학생들은 술을 많이 마신다. 달라진 것이 있다면, 1970~1980년대 대학생들에게 술이 치열한 고민과 토론의 동반자였다면, 2000년대 대학생들에게 술은 ‘사람들을 모이게 해주는 수단’으로써 더 크게 어필하고 있다. 그러나 술을 좋아해서 마시는 학생들은 좋아서 마신다고 해도, 좋아하지 않는 술을 선배들의 강요에 의해 억지로 마셔야 하는 후배들은 여간 힘겨운 자리가 아닐 수 없다. 새 학기를 맞아 대면식, 뒷풀이 등 학생들의 술자리가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대학생 술 문화 한 번 들여다보자

/엮은이 


# 저학년들의 고민=술

 지난 달 15일부터 새내기들의 한마당 ‘새내기 새로 배움터’가 봉지, 경영대 잔디밭, 사회대 에덴동산, 공대 운동장 들 용봉골 곳곳에서 펼쳐졌다. 피할 수 없는 MT와 명랑 운동회로 부쩍 친해진 06학번 신입생과 선배간의 만남은 자리를 옮겨, 늦은 시각까지 이어졌다. 그 곳에는 역시나 대학생들의 동지, 술이 함께 하고 있었다.

 올해 대학에 입학한 신입생 김영훈 군(산림․1)은 몸이 약해 술이나 담배를 멀리하고 있다. 하지만 선배들의 강한 권유에 “어떻게 해야 할지 난감한 경우가 한 두 번이 아니다”고 말했다. 또한 손민지 양(생활환경복지․2)은 “우리 단대는 여학생들의 비율이 많아 술자리에 대한 기회가 많지 않은데 가끔 있는 술자리에 참여하지 않으면 인맥 형성하기가 어려워 반자율적으로 참여하려고 노력한다”고 전했다.


# 술=대학 생활의 필요조건

 이에 반해, 최지미 양(해양․2)은 “동아리 활동이나 조모임을 하면서 딱딱하고 지루한 분위기를 전환해 주는데 술이 좋다”며 “친구들이나 선후배들끼리 서로 너무 심하게 권하지만 않는다면 괜찮은 것 같다”고 말했다. 박근수 군(경영․01) 역시 “술자리에서 부담 없이 대화하며 마시는 술을 통해 선후배 간의 끈끈한 정을 나눌 수 있다는 점에서 술 문화가 좋다”고 말했다. 또한 한국에 온지 3년이 지났다는 존(John, 국문․대학원)은 “자주 술자리를 가져 서로에 대해 알아가는 문화가 마음에 든다”며 “게임과 함께 모두 어울릴 수 있는 분위기가 좋다”고 전했다.


하지만 신입생 환영회나 개강파티 등의 술자리에서 아직까지 전통적으로 사발식이 성행하는가 하면, 폭음으로 인해 학내와 후문 일대는 심심찮게 구토의 흔적을 볼 수 있다. 이렇게 신학기가 되면, 잘못된 대학 음주 문화가 많은 피해자를 낳고 있다. 특히 술자리에 익숙하지 않고 음주 경험이 없는 신입생들에게는 선배들의 강제적인 술먹이기가 여간 고역이 아닐 수 없다. 심지어 억지로 마신 술로 인한 각종 사고가 캠퍼스에서 심심찮게 일어나고 있는 점을 본다면 강압적인 술문화는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예로부터 우리나라는 술잔을 주고 받는 수작문화가 발달했다. 그래서 술을 권하는 것을 ‘미덕’이라고 여겼다. 그러나 이제 과거의 술 문화는 오늘날의 코드와 맞지 않는다. 또한 기성세대의 잘못된 음주 문화가 여과되지 않고 대학 내 음주 문화로 굳어지고 있다는 점도 안타깝다. 원하는 사람만 원하는 만큼 마실 수 있는 술자리 분위기, 술을 마시기 위해 모인 자리가 아닌 즐기기 위해 모인 자리가 정착되도록 우리 모두가 힘써야 할 것이다.

/오지예 객원기자 elmo8318@naver.com

저작권자 © 전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