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신문이 ‘도전’에 직면한 우리 대학의 오늘을 진단하고, 내일의 비전을 제시할 목적으로 우리 대학 교육개혁과 관련한 핵심적인 쟁점을 크게 여섯 가지 분야로 나눠 교육개혁 집중 시리즈를 싣고 있다. 이번 호는 다섯 번째 순서로 ‘대학에서의 학습, 고등학교와 다르다’는 주제로 지난 달 31일 대학 본부 6층 교육발전연구원 회의실에서 진행한 좌담회를 싣는다.

 

 

 

 

 

 

 

 

 

 

 

 

 

 

 

 

 

 

 

 

 

학습방법…노트필기, 시간 관리, 주의 집중, 정보검색

수업시간 충실하고, 공부내용 내 것 만들 노력해야


전대신문이 ‘도전’에 직면한 우리 대학의 오늘을 진단하고, 내일의 비전을 제시할 목적으로 우리 대학 교육개혁과 관련한 핵심적인 쟁점을 크게 여섯 가지 분야로 나눠 교육개혁 집중 시리즈를 싣고 있다. 이번 호는 다섯 번째 순서로 ‘대학에서의 학습, 고등학교와 다르다’는 주제로 지난 달 31일 대학 본부 6층 교육발전연구원 회의실에서 진행한 좌담회를 싣는다. 김문수 교수(심리 생물심리학), 박선희 연구원, 어수행 군(수통 3), 구임주 양(국문 3), 전대신문 이지원 편집장이 참여한 가운데 대학에서의 학습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 모색해 보는 시간을 가졌다.

/엮은이


글 싣는 순서

1. 대학교육의 현황과 새로운 대안 - 대담

2. 준비된 프로그램  과감한 지원 Ⅰ- 글로벌리더를 키운다

3. 준비된 프로그램  과감한 지원 Ⅱ - 글로벌리더를 키운다

4. 좋은 강의 내 인생을 바꾼다!

5. 대학의 학습, 고등학교와 다르다!

6. 쾌적한 교육 학습환경  효율적 대학생활



이지원 편집장 : 대학에서의 학습이 고등학교와 어떻게 다른가

 

 

 

 

 

 


구임주 양 : 고등학교 때 학생들의 목표가 대부분 대학진학이다 보니 무조건 학교에서 주는 대로 공부내용을 받아들이고 틀에 맞혀진 대로 학습했다. 그러나 대학에서는 자신이 직접 자신에게 맞는 수업을 선택해 시간표를 짠다는 점이 고등학교와 가장 큰 차이점이라 생각한다.

 

 

 

 


어수행 군 : 나 역시 대학에서는 자신이 원하는 교과목을 선택해서 들을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차이점인 것 같다. 대학에서는 고등학교에 비해 자기개발의 시간이 많고, 사고할 수 있는 시간도 많다.

 

 


 

이지원 : 가르치는 교수 입장에서 대학에서의 학습이 중요한 점이 무엇인가


김문수 교수 : 고등학교 때까지 자기 혼자 생각해서 해결하는 학습이 거의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대학에서 학생들의 텍스트 이해력이 떨어진다. 그동안 줄거리나 주제를 설명하라고 하면 참고서에 나온 대로 했기 때문에 대학에 와서 어떤 내용을 읽더라도 이게 무슨 내용인지 알지 못한다. 따라서 예습을 하려고 해도, 학생들은 이해가 안 되기 때문에 재미가 없고 흥미를 잃게 돼 결국 예습을 하지 않게 된다. 고등학교 때 길러져야 할 능력이 대학교 1, 2 학년 때 이뤄지는 것 같다. 만약 스스로 이해하는 습관이 길러지면 대학에서의 학습이 재미있어질 것 같다.


구임주 : 대학 1학년 때는 전공 수업을 한 학기에 1개씩 듣게 된다. 3학년이 되면서 전공과목에 대한 이해가 조금씩 깊어지는데, 그 전엔 텍스트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다는 생각이 든다. 자습서, 문제집을 보고 공부하기에 바빠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능력이 없었다. 또한 그 틀을 깨려고 노력도 안했다. 대학 2학년 문학 수업 시간에 고등학교 때는 조지훈의 승무라는 시를 배운다고 하면 이 시의 주제, 상징, 운율이 무엇인지에 대해 무조건 공부했는데 교수님이 시라는 것은 쓴 사람의 생각도 있지만 읽는 사람도 판단할 줄 알아야 한다고 말씀하시는 데에 깜짝 놀랐다. 지금까지 공부해 온 방식이 크게 잘못됐다고 생각했다.


이지원 : 학생들 입장에서 대학에서 공부하는 것이 과연 중요하다고 생각하나


어수행 : 개인적으로 모든 학생들이 열심히 공부했으면 좋겠다. ‘전공공부가 아니면 대학을 왜 다니느냐’고 묻는 사람들도 있는데, 대학을 다니면서 수업을 통해 교수님에게서 인생 이야기를 들을 수 있고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알게 돼 공부할 수 있는 동기 부여가 되는 것 같다. 또한 대학에 들어와서 자신이 원하는 과목이나 수업을 들으면서 자신의 적성과 진로를 찾으려고 하고 더 학습능률이 오르는 것 같다.


구임주 : 요즘 대학생들이 공무원 준비를 많이 한다. 공무원 준비를 할 것이었다면 대학을 올 필요가 없다고 선배들이 이야기한다. 백도에 가면 토익, 공무원 공부를 하고 있고 시험기간이 아니면 전공공부를 하는 사람은 아주 가끔 볼 수 있다. 그러나 나는 대학에서 60~70%는 학습에 비중을 둬야 한다고 생각한다. 기업에서 요구하는 건 학점이 아니라 여타의 다른 것들을 본다고 말은 일리가 있다. 대학에서 전공 공부를 열심히 하고, 나머지 30~40%는 자신의 역량을 개발하는데 쏟아야 한다. 1학년 때는 차고 넘치는 시간을 주체하지 못해 방황하는 생활을 많이 한다. 정신을 차리면 3학년이 돼 있는데 이를 막으려면 공부하는 데에 초점을 맞춰 생활 하면 알차게 보낼 것 같다.


이지원 : 대학이 ‘취업정류장’이라고 하는 말처럼 대학을 졸업하면 바로 사회에서 직장을 얻어야 하는 현실이 학생들에게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 자리에 온 학생들의 공부 방법은 어떤가


구임주 : 수업시간에 교수님이 강의하는 내용을 바로바로 머릿속에 입력하려고 노력한다. 강의시간에 놓친 것을 중간기말 고사기간에 채우려고 하면 아무래도 부족한 점이 있다. 누구나 그렇지만 대학에 들어오면서 자신이 ‘공무원을 해야겠다’고 생각하는 학생은 없다. 1, 2학년 때 자신의 적성을 찾지 못하고 3학년 때 마음이 급해지면 공무원이 안정적이라며  준비를 시작한다. 1, 2학년 때 내가 어떤 길로 가야하는지 고민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고 생각한다.


이지원 : 우리 대학의 학습상황은 어떤가


김문수 교수 : 1, 2학년 때 학생들이 신나게 노는 시간이 낭비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렇게 안 놀면 나중에 후회하게 된다. 신나게 놀면서 다른 사람들과 대화를 하고, 자유롭게 자신의 사고를 정립할 수 있는 틀을 닦는 시기라 생각한다. 열심히 공부해서 학점이 4.0점 넘는 일도 중요하나, 그렇게 4년간 공부만 하면 자신이 지치게 된다. 1, 2학년이 인생에서 그나마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시간인데 이 때는 생활하는 모든 것이 학습이다. 항상 새로운 것을 배우기 때문이다. 공부만 하기보단 여러 사람을 만나고, 많은 것을 경험하는 것이 3학년 때 뭔가 제대로 해보겠다는 마음에 더 도움이 될 것 같다. 우리나라에서 자기 전공으로 취직을 하는 학생이 30%정도라고 한다. 전공공부를 안한다고 자책할 필요는 없고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찾아서 그것에 매진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지원 : 대학 학습에 중요한 점이 있다면


김문수 : 대학이 취직을 위한 발판으로 전락한 점이 있는데 그렇다고 대학생활 전체를 취직공부에만 매달리는 것 보다는 대학에 들어와서 다양한 경험을 하는 게 중요하다. 독서, 여행 등은 아이디어를 만들어내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요즘은 평생직장 개념이 없어지고 있다. 전공 공부를 열심히 해서 학점을 잘 맞는 것도 중요하지만 다양한 방면에 다양한 컨텐츠를 얻는 것이 보다 중요하다. 대학의 원래 목표는 교양인을 길러내는 곳이다. 장기적으로 볼 때 이런 다양한 경험이 취업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학생들이 학과 공부뿐만 아니라 다른 데에도 신경을 썼으면 한다.

고등학교 때까지는 어느 학문이 무엇을 하는지 잘 모른다. 1, 2학년 때 헤매면서 이것저것 경험해보는 것이 중요한데 현재 사람들이 하지 않는 학문에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인류학, 지리학 같은 눈길을 주지 않는 학문에서 흥미를 찾아볼 필요가 있다.


이지원 : 교육발전연구원의 학습지원부에서 학생들의 학습을 어떻게 지원하고 있고, 이에 대한 학생들의 반응은 어떤가


박선희 : 국내 대학들에 유행처럼 우리 대학의 교육발전연구원 같은 기관이 만들어 지고 있다. 교육지원부는 교수들이 강의를 잘 할 수 있도록 돕고, 학습지원부는 학생들이 효율적으로 공부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제대로 된 교육과 학습이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이런 기관이 생긴 것 같다. 교육지원부에서는 현재 학습에 관한 여러 가지 서비스를 하고 있다. 학습법 특강, 학습기술 향상 프로그램을 해서 학습방법에 대한 것을 알려주고 학습문화사업에서는 튜터링, 공부일촌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이지원 : 효과적인 학습방법이 있다면


박선희 : ‘학습’의 범위가 아주 넓은 것처럼 학습방법 노트필기, 시간 관리, 주의 집중, 정보검색 빨리하는 것 등도 학습방법이 된다. 학습에서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건 능동적으로 공부하는 자세라고 생각한다. 스스로 찾아서 공부하는 게 중요하다. 예를 들어 노트필기를 할 때 자기의 말로 정리해서 한다면 기억에도 오래남고, 텍스트를 읽는다고 할 때도 기다리기 보단 주제에 대해 의문을 던지고 공부를 한다면 찾아가는 학습이 되고 효과적인 학습이 될 것 같다. 공부를 좋아하는 사람이 공부를 잘 한다. 왜냐면 공부에 몰입하기 때문이다. 책을 읽으며 스스로 생각하며 하기 때문에 당연히 공부를 잘하게 된다.


김문수 : 무엇을 배우고 지식을 얻는다는 것은 단편적인 것이 아니라 개념 하나하나를 배우는 과정에서 다른 것들과 관계를 이해하고, 이를 이해했을 때 지식의 체계화된다. 단편적인 지식이 나왔을 때 스스로 지식의 망을 만들어서 체계화시키면 외우기도 쉽고 학습에 효율성이 생긴다. 문제는 처음 나오는 개념을 그냥 넘어가버리는 것이다. 자신이 소화하지 못한 개념들이 나열만 되고 자신에게 의미로 정리되지 않으면 안 된다.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이지원 : 모든 학문이 연관돼있다는 생각이 든다. 내세울 수 있는 자신만의 학습방법이 있다면


어수행 : ‘스터디’ 방법을 추천하고 싶다. 친구들끼리 스터디를 만들어 모임 전날 개인적으로 공부한 내용을 모여서 토론을 한다. 개념과 원리에 대해 친구들끼리 서로 모르는 부분을 물어가고 답하는 형식으로 공부하다보면, 이해도 잘 되고 점수도 잘 나오는 것 같다.


김문수 : 교수도 강의를 하면서 배워가는 것들이 많다. 자신이 아는 것을 남에게 설명해봐야 내가 제대로 아는지 알 수 있다.


박선희 : 능동적인 학습이라는 것은 자신이 직접 말로 한번 해보는 것이라 생각한다. 교육발전연구원에서 진행하는 ‘공부일촌’, ‘튜터링’ 프로그램은 이런 능동적인 학습을 추천하고 지원한다.


구임주 : ‘백인백색’이라 하듯이 사람마다 공부하는 방법이 다르다. 나는 공부에 대해 점검을 할 때 수업시간에 배웠던 내용들을 백지에 써본다. 두 번, 세 번씩 반복해서 써 보면 분량이 늘어나는데, 이런 식으로 공부한 내용을 정리해보면 시험 볼 때는 내가 아는 바를 더 잘 작성할 수 있게 된다. 시험공부를 하면서 다른 사람을 가르친다고 생각하고 공부에 임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또한 노트필기 잘한 학생들 것을 복사해서 공부한다고 잘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수업시간에 충실한 게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 생각한다.


박선희 : ‘시험보기 전략’처럼 주제를 적어 공부를 하고, 시험 문제를 예상하는 게 쉽지 않다. 시험 문제를 예상하려면 무엇보다 수업시간에 잘 들어야 한다. 공부하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언급했는데 수업시간에 내용을 이해하고 가겠다는 마음이 중요하다.


이지원 : 학습을 방해하는 요인이 무엇인가


김문수 : 학생들의 학습을 방해하는 요인은 학생들이 공부하는 것과 노는 것 사이를 구분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화끈하게 놀거나 아니면 열심히 공부해야 하는데, 학생들이 그렇게 하지 않는 게 문제이다.

구임주 : 학습을 방해하는 데에는 인문대 공사 소음도 있고, 강의실 부족한 것들도 있는데 가장 문제는 도서관이다. 시험기간에 백도 도서관을 가보면 중․고등학생들과 한데 모여서 공부하고 있고 홍도의 경우 책이 많이 부족하다. 공부하는 학생에게 책, 자료 등은 필수인데 그 부분이 매우 열악하다. 또 수강 신청할 때 학생들이 점수 잘 주는 수업을 신청하는 경우가 있는데 과연 학습이 잘 이뤄질까 하는 생각이 든다.


박선희 : 학생들에게서 스터디 공간이 부족하다는 의견을 들었다. 지금 홍도, 백도의 스터디 룸의 인기를 보면 이것이 얼마나 필요했는지 알 수 있다. 특히 사범대, 인문대 학생들이 공부할 공간이 없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또한 대형 강의가 주는 문제점이 있다. 학생들이 자기의 공부해야 할 요구에 따라서 수강신청을 하고 전공이 될 경우 더 깊은 것을 배우고 싶은데 다른 학생들 때문에 그러지 못한다. 대형 강의에 대한 제재나 차별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어수행 : 강의실을 빌리는데 행정적 절차의 어려움이 있다. 강의실 빌려서 세미나를 하려고 해도 고가 기자재가 있어서 쉽게 빌려 줄 수 없다고 담당자가 말한다. 강의실을 사용할 때마다 행정적 절차를 밟아야 하는 불편함을 간소화했으면 좋겠다.


김문수 : 현재 강의실 활용도는 50% 정도이다. 학생과 교수들이 첫 시간과 끝 시간을 많이 피하는데 이 부분을 활용해 스터디 공간을 확보하는 게 필요하다. 또한 학생들 공간 중에 비어있는 공간은 2~3개 동아리가 시간대 별로 사용하고 나머지 공간을 스터디 공간으로 만드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박선희 : 서울대의 경우 교수학습센터가 기초교육연구원과 같이 하나의 동으로 돼 있다. 그중에 스터디 룸이 있는데 가능하다면 우리 대학도 현재 짓고 있는 교육공학센터 건물의 일부를 스터디 룸으로 만들면 좋을 것 같다.


이지원 : 대학에서 학습의 필요성과 방법, 장애요인 등에 대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눠봤다. 우리 대학 학생들이 대학에서의 학습을 보다 더 잘 할 수 있도록 이 논의가 도움이 됐으면 한다.

/정리=이수현 기자 1004gams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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