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경제관리 개선조치’와 ’신의주 특구 지정’이 세계적으로 관심의 초점이 되고 있다. 이채언 교수(경제·정치경제학)를 만나 북한의 개혁·개방 정책과 남북 경제의 과제에 대해 들어보았다.
/엮은이

Q. 북한의 경제관리 개선조치와 신의주 특구 지정의 배경을 어떻게 보는가.
A. 북한의 경제개혁은 경제적 위기 때문에 할 수 없이 한 것은 아니다. 그 때문이라면 지금보다 상황이 더 심했던 90년대 중·후반에 진작 개방했었어야 한다. 북한으로서는 러시아 및 동구권의 자본주의 도입시 부작용을 연구했을 것이고, 이번 경제 개혁 조치를 통해 국제적 위상이 높아지리라는 자신감, 그리고 남북 교류 및 외교 관계에 있어서도 체제의 위협을 받지 않을 자신감이 있었기 때문에 과감히 개혁 조치를 취한 것 같다.

Q. 신의주 특구 지정 후 전망은.
A. 신의주 특구를 통해 자본주의 시장경제를 배울 것이고, 폐쇄적이었던 북한이 외부 세계와 통할 수 있는 창구로서 역할을 할 것이다. 막혀있던 북한의 ’숨구멍’이 트이게 되는 것이라고 본다. 또한 경의선이 연결되었을 때 동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물류 집산지로서 상권과 유통의 중심지 역할이 기대 된다. 중국의 특구가 중앙 정부의 간섭에서 자유롭지 못한데 비해 신의주 특구는 독립성이 보장되어 외국인이 신뢰하고 투자할 수 있으리라 본다. 무엇보다 경의선이 완공되면 여기에서부터 기차를 타고 유럽까지 훌쩍 떠날 수 있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다.

Q. 과거 남북한의 대외 경제 정책과 그로 인한 현재 상황은.
A. 남한은 70년대 외국 자본을 적극 끌어들여 중화학 공업화로 경제적 성장을 이룩했다. 그때 빌린 외국 자본은 후속 세대가 갚아야 할 빚이 되었고, 외국 자본으로 형성된 철강, 중공업 등 기반산업이 민영화되어 외국으로 다시 팔리게 될지 모르는 상황이다. 외채도 지나치게 많아 경제의 자립도에서 후퇴하고 있는 상황으로 보인다. 북한은 60년대 후반부터 중국과 러시아의 지원을 받지 못하고 독자 노선을 걸어왔다. 그 때문에 경제 사정은 나빠졌지만 자기 것은 지키며 외국 자본의 유입을 철저히 막아내는 자립경제 정책을 써왔다.

Q. 통일을 설계해야하는 시점에서 북한의 경제 개혁과 남북한 협력의 과제와 전망은.
A. 북한은 기초과학이 탄탄하고 자원이 비교적 풍부한 반면 그간의 폐쇄성 때문에 금융·무역 등에 있어 경험과 노하우가 부족한 편이다. 남한은 무역·통상 기술·국제 금융 등의 노하우를 전수함으로서 상호 보완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또한 지속적인 대화 협력의 주도로 북미관계 개선의 환경을 조성, 미국의 대북 강경책, 고립·봉쇄정책을 완화한다면 북한 경제 개혁의 전망은 밝고, 남북의 균형적인 민족경제 발전도 긍정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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