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크루서블’ 일부분이 상영된 이후 이경순 교수(영문·영미소설)의 본격적인 강의가 시작된다. 조별로 둘러 앉아 ’크루서블’ 각본을 가지고 문자 텍스트를 공부하는 학생들의 모습이 사뭇 진지하다. 문장의 뜻풀이나 문장구조의 해석은 물론 영화 속 장면과 관련지어 영화에 관련된 이야기를 막힘 없이 풀어 가는 이경순 교수의 열성이 엿보인다. 각 조마다 ’크루서블’ 각본의 배역을 하나씩 맡아 직접 소리내어 읽는 학생들로 강의실은 화기애애한 분위기다.

"영화를 보고 영상예술과 영문학에 대한 공부를 할 수 있다"는 조은숙 양(윤리교육·3)은 "이 수업은 영화를 단지 재미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 영화 속에 숨겨진 당시 사회의 문화와 역사를 이해할 수 있어 유익하다"고 말한다. 또 임은혜 양(영문·3)은 "흥미로운 전공 수업이다"며 "문학작품을 통해 영문학도 배우고 주제 토론도 할 수 있어 많은 도움이 된다"고 전한다.
"’영문학과 영상예술’은 과거 주로 교수의 일방적인 강의로 진행되는 수업을 지양하고 학생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수업이다"는 이 교수는 "학생들이 함께 토론하며 영화와 문학을 통해 문화비평을 배울 수 있는 수업이다"고 설명한다.

영문학 원작을 영화로 보고 다시 텍스트를 읽음으로써 영화 속 문학 보기를 유도하는 수업 ’영상문학과 영상예술’. 주로 ’주홍글씨’, ’폭풍의 언덕’, ’여인의 초상’ 등의 작품을 공부하고 ’숨겨진 성욕과 욕망’, ’영국 전통과 충성심’, ’여성의 자유 추구’ 등의 내용으로 학습하게 된다.

지난 30년 동안 현대문명은 급속도로 영상문화에 의존하게 되었다. 기존의 문자 시대가 막을 내리고 영상 시대가 도래해 영상 텍스트가 문학 연구 대상으로 자리잡게 된 것이다. 이 교수는 "이 수업이 이런 영상 시대에서 더욱 영상 언어를 잘 이해하고 문화비평 능력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또 그는 "유럽권 문화를 배울 때에도 독어권, 불어권, 독일 역사, 프랑스 역사 등 다양하기 때문에 한 명의 교수가 이를 다 가르치기는 힘들다"며 "교수들의 전문 영역이 각각 다르기 때문에 5, 6명의 교수가 돌아가면서 자신의 전문 분야에 대해 강의하는 ’팀 티칭’ 수업 방식의 교양 과목 개설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나래 기자 jnroiseau@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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