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로운 상상력을 바탕으로 존재하는 모든 것에 대해 질문을 던지게 한다". 이강서 교수(철학·서양고대철학)는 "의문을 갖고 질문하는 과정을 통해 세상을 이해하는 시각이 더욱 넓어질 수 있다"며 '형이상학' 강의의 목표를 말한다.
철학의 중요한 영역 가운데 하나인 형이상학은 역사가 가장 깊은 학문으로 고대 중세 때 철학의 중심이었다. 하지만 형이상학은 현재 '형이상학의 종원'이라는 극단적 슬로건까지 대두되면서 많은 대학에서 외면 당하고 있는 형편이다. 하지만 우리대학에서는 꾸준한 인기를 모으고 있는데 그 비결은 무엇일까.
"예전에 들어본 이강서 교수님 수업이 마음에 들어 '형이상학'을 수강신청 했다"는 양윤희 양(농경·4)은 "이 수업은 무미건조한 삶에 활력소가 되어준다"고 말한다. 또 그는 "형이상학은 모든 존재에 대해 물음을 갖는 것이며 그 존재에 대한 애정을 가질 수 있게 한다"며 "세상을 보는 눈이 달라진다"고 수업에 대한 소감을 말한다.
김남희 양(경영·4)도 "어려운 학문임에도 불구하고 교수님께서 이해하기 쉽게 설명을 해주신다"며 "평소에 신경 쓰지 않았던 부분들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할 수 있게 되어 좋다"고 전한다.
인문대 1호관 105호 강의실에서는 '정신이 육체의 변화에 영향을 주고 육체 또한 정신의 변화에 영향을 준다'는 상호작용론 에 대한 이 교수의 수업이 한창이다. '형이상학' 시간에는 상호작용론 뿐만 아니라 자유와 결정론, 숙명, 공간과 시간, 시간과 영원, 신, 양극성, 존재와 무공 등 형이상학의 여러 문제들을 검토하고 익숙한 일상의 문제를 낯설게 하며 많은 의문을 품게 한다. 학생들은 이러한 것들을 각각 나름대로의 생각으로 정리해 주제 발표하고 토론을 통해 학습한다. 평가는 중간고사와 기말고사 없이 보고서 2개로 이루어진다.
이 교수는 "요즘 학생들의 입맛에 맞는 수업만 개설하다 보니 가볍거나 흥미 위주의 수업이 많아지고 있다"고 지적하며 "학생들이 흥미롭게 들을 수 있는 수업도 필요하지만 전문적으로 학문을 탐구할 수 있는 과목 또한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또 그는 "문제의식이 없는 학생을 보면 안타깝다"며 "'형이상학'은 학생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학문이기는 하지만 신, 인간, 삶 등의 근본적인 질문을 던짐으로써 세계를 바라보는 시각에 변화를 준다"고 설명한다.
흥미롭거나 취업에 실질적으로 도움을 주는 수업만이 선호되는 요즘이다. 그러나 여전히 세상의 근원적인 물음에 대해 목말라하는 학생들이 존재하고 있다. 그런 학생들에게 이 수업은 인간은 무엇이고, 삶은 무엇인지에 대해 끊임없이 반문하고 탐색하게 해 자신의 삶을 풍요롭게 할 수 있을 것이다.

정나래 기자 jnroiseau@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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