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25일부터 30일까지 있었던 MBC 평양특별공연 ’오∼통일코리아’. 여기에 락밴드로는 최초이자 유일하게 참여해 남북문화 교류 활성화를 한단계 끌어올린 ’윤도현밴드’를 전화인터뷰 해 싣는다.
-엮은이-

Q. 북한에서 자신들을 ‘놀새떼(오렌지족)’라 소개했다고 들었다. 락음악을 처음 접한 그곳 시민들의 반응은.
A. 처음에는 굉장히 냉랭했다. 공연을 하기 전 5일간 평양에 머무르며 연습을 하는데 관계자 분들 중 우리의 옷차림, 염색머리를 이상하게 보며 “그게 음악이야?”라고 묻는 분도 있었다.
하지만 나중에는 그분들의 표정이 밝아져갔다. 나 역시 한 민족 사이에서 진실은 통할 거라고 믿고 있었다. 비록 머리를 흔들며 호응해주는 사람은 없었지만 ’한 민족’으로 가슴 찡한 감동을 받고 돌아왔다.

Q. 평소 눈물이 없기로 유명한데 공연 당시 ’아리랑’을 부르며 눈물을 보이고 말았다. 그때 기분은.
A. 말로 표현할 수 없다. 벅차오르는 감동을 주체할 수 없었다. 공연 당시 관객의 호응은 별로 없었지만 공연 무대 자체가 감동이었다. 계속 “또 올 수 있을까?”란 생각만 들었다. 공연에 이산가족 분들이 많이 오셨는데 그분들의 주름진 얼굴을 보며 우리가 이렇게 오랫동안 떨어져 있었구나를 실감했고 이렇게 오랫동안 서로 아파할 수밖에 없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상태에서 감동과 기쁨, 슬픔이 뒤섞여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Q. 통일을 하는데 있어 남북간 동질성을 회복을 꾀할 수 있는 ’남북문화교류’에 윤도현밴드가 참여했다. 윤도현밴드의 통일에 대한 생각은 어떤지.
A. 통일을 해야한다, 하지 말아야 한다는 논의 자체는 이제 의미가 없다고 본다. 떨어져 있는 민족이 통일을 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기 때문이다. 바로 옆 친구와 사소한 말다툼으로 싸우고 화해하는 것과 같은 논리다. 그런 친구 같은, 한민족인 북한을 ‘적’으로 규정한 자체가 말도 안 되는 것 아닌가. 어려서부터 몇몇 정치인의 영향으로 단순히 북한은 ‘적인가 보다’, ‘싸우고 총을 겨눠야 하는가 보다’고 생각해왔던 것 같다. 또 그런 정치인들의 “그쪽이 먼저 해야 우리도 하겠다”는 식의 대응을 많이 접해왔는데 그건 정말 ‘어린아이적인 발상’이다. 어디라고 말은 못하지만 가장 많이 팔린다는 보수 신문이나 몇몇 정치하는 분들의 북에 대한 비관적·적대적 태도 또한 마음에 안 든다. 그런 가운데 문화교류든 경제교류든 활발하게 진행됐으면 좋겠다. 통일부터 ‘짠’하고 이룩하기보다는 교류를 통해 먼저 ‘하나’가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Q. 그간 노동자문제, 통일 문제 등 현실문제를 많이 노래에 담아왔다. 현실문제들을 노래에 담는 이유는 무엇인가.
A. 일부러 그런 노래를 만든다기 보다는 우리가 느끼고 있는 것을 음악으로 만드는 것이다. 우리의 음악이 인생이고 곧 삶이기 때문이다. 이번에 평양에서 새롭게 만든 노래도 이변이 없는 한 6집 앨범에 수록할 예정이다. 평양에 가서 감격스러웠던 감회를 담아 만든 노래이다.

Q. 마지막으로 윤도현밴드의 가장 많은 팬층을 차지하고 있기도 한 대학생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A. 우리는 음악을 통해 사람들의 마음을 평화롭게 하고 싶다. 사람들이 우리의 음악을 듣고 진정한 평화를 느낀다면 그것으로 만족한다. 요즘 대학생들은 경쟁도 치열하고 골치 아프며 신경 쓸 일도 많겠지만 인간관계에 있어서 타인을 좀더 평화로운 마음으로 배려했으면 좋겠다. 나중에 사회를 이끌어 나갈 일꾼이 될텐데 지금부터 마음을 자유롭고 평화롭게 가진다면 미래가 한층 더 희망적일 것이다.

/전대신문 문화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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