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대출 좀 부탁해” 수업 시작 5분 전, 급한 일이 생겼거나 하루쯤 수업으로부터 외출하고 싶은 학과 동기로부터 대리출석을 부탁 하는 문자메시지가 도착한다. 대출이란 다른 사람의 출석을 대신해 맡아준다는 뜻으로, 대리 출석의 줄임말이다.

“○○야, 대출 좀 부탁해”

 

수업 시작 5분 전, 급한 일이 생겼거나 하루쯤 수업으로부터 외출하고 싶은 학과 동기로부터 대리출석(이하 대출)을 부탁 하는 문자메시지가 도착한다. 대출이란 다른 사람의 출석을 대신해 맡아준다는 뜻으로, 대리 출석의 줄임말이다.

 

대학을 다니면서 누구나 한 번쯤은 경험해 보는 대출. 특히 인원이 많은 교양 수업의 경우에 대출이 진정한 빛을 발한다. 대부분 뒷자리에 앉은 학생들이 그러한 임무를 수행하는데, 교수님만 모르고(?) 다~ 아는 대출은 여타 수강생으로 하여금 한 가지 생각을 떠오르게 한다. ‘저 애 걸려야 하는데…’


# 대출 하는 이유

“서로 어려울 때 상부상조 하는 거죠”


대출을 하는 학생들이 많이 존재하는 것이 대학의 현실. 어느새 대학 문화에 관습처럼 익숙하게 자리 잡은 대출을 학생들이 하는 이유는 ‘상부상조’라는 것.

경영대 2학년인 정 모양은 “대개 친구가 대출을 부탁하니까 해 준다”며 “나도 나중에 대출을 부탁할 일이 생길 수도 있고, 어려울 때 상부상조한다는 생각에서 대출을 해 주게 된다”고 말한다. 그는 또한 “경영대 수업은 수강 인원이 많아서 대출을 해도 쉽게 걸린다고 학생들이 생각하지 않는다”며 “그래서 주위에서 많이들 하고 나 또한 그렇다”고 전한다.

사회대 3학년 박 모양은 “대출을 부탁하면 정 때문에 해 줄 수밖에 없다”며 “한 번은 교수가 출석을 부르면서 얼굴을 확인하는 수업임에도 불구하고 대출을 해 준 적이 있다”고 밝힌다. 그는 “한 번은 고개를 약간 숙이고 왼손을 들어 대답하고, 한 번은 고개를 번쩍 들고 오른손을 들어 교수님의 착시 현상을 유도해 대출을 해준 적이 있다”고 말한다. 대부분 학생들은 ‘친구가 부탁하니까’, ‘출석 점수를 잘 맡기 위해서’ 등의 이유로 대출을 해주고, 또 부탁하고 있다. 어느새 대출은 ‘지금까지 쭉 해왔던 것이니까’, 혹은 ‘남들도 다 하니까’라는 이유로 당연하게 여겨지고 있다.

남들의 대출을 목격 했을 때 ‘걸려야 하는데…’라는 화살을 자신에게 돌려보면 어떨까?


# 대출 이렇게 성공한다?

목소리를 바꿔라! ‘네’에서 ‘왔시유’까지 


학생들의 대리 출석 성공도를 높이는 비법도 가지가지다.

철학과 4학년 정 모양은 대출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감’이라고 강조한다. “교수님께 걸릴까봐 소심하게 대답하면 교수님이 눈치 챌 수 있기 때문에 자신의 출석보다 더 자신감 있고 큰 목소리로 대답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그는 “자심감과 함께 가장 중요한 점은 목소리 바꾸기 방법”이라며 “한 번은 허스키한 목소리로, 다른 한 번은 높은 목소리 톤으로 대답해야 한다”고 한다.


# 교수, 대출을 막는 나만의 방법

“도장 찍힌 종이에 학번과 이름을 적어야”


그러나 과연 이 두 가지 방법을 마스터 하면 대출에 성공할 수 있을까? 결과는 확신할 수 없다. 뛰는 학생들 위에 나는 교수님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가장 많이 사용되는 방법은 출석 후 수업을 듣는 학생 수를 세는 방법이다. 이렇게 하면 대출을 했는지 안했는지 금방 알 수 있는데, 어떤 경우 이렇게 찾아낸 학생의 출석을 5번 결석 처리하기도 한다. 또한 출석 시 학생들의 얼굴을 확인하기도 하고, 강원대의 경우처럼 학생의 사진을 출석부에 붙여 출석을 확인하는 방법도 있다.

교수님이 초 고수인 경우에는 수업 시작 전 자신의 도장이 찍힌 출석 용지를 하나씩 나눠 주고, 수업이 끝난 후 학번과 이름을 적어 제출하게 하는 경우도 있고, 그 날 강의의 핵심 내용을 요약해 학번과 함께 적어 내게 하는 경우도 있다. 오호라~ 나약한 학생들은 떨 수밖에.


# 대출에 대한 학생들 생각

“출석점수 깎이는 것보다 공정한 경쟁이 더 중요”


학생들은 대출이 당장은 이득일지는 몰라도 결국 자신에게 손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대출은 빠짐없이 출석해 열심히 공부하는 다른 학생들에게 피해를 주는 행동이며 단순히 1~2점 출석 점수를 깎이지 않는 것보다 공정하게 경쟁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신은경 양(경제 4)은 “대출은 양심을 속이는 행동이라고 생각한다”며 “수업 시간에 대출을 하는 사람을 보면 학교를 왜 다니는지 한심한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정치훈 군(지리 4)은 “대출을 부탁받으면 거짓말을 해야 한다는 점과 교수님을 속인다는 생각에 부담감과 죄책감이 든다"며 “대학 문화는 스스로 책임지는 문화인데 굳이 대출까지 해가면서 남에게 피해를 주는 행동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임이랑 객원기자 h-i-n-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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