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늘구멍에 낙타가 통과하는 것’보다 더 어렵다는 취업. 그러나 최근 공기업을 중심으로 실시되는 지역할당제는 지방대 학생들에게 한줄기의 희망의 빛이 되고 있다. 지역할당제의 실시 배경과 그 중에서 모범적으로 실시되고 있는 한국방송공사 KBS의 사례를 알아본다.

‘바늘구멍에 낙타가 통과하는 것’보다 더 어렵다는 취업. 그러나 최근 공기업을 중심으로 실시되는 지역할당제는 지방대 학생들에게 한줄기의 희망의 빛이 되고 있다. 지역할당제의 실시 배경과 그 중에서 모범적으로 실시되고 있는 한국방송공사 KBS의 사례를 알아본다.

                                                                              /엮은이


대학 수학능력 시험에만 ‘지역할당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 현재 우리 사회는 중앙과 지방간의 경제 사회 문화적인 격차가 심하게 나타나고 있다. 또 학벌주의와 연고주의의 잔재로 서울에 있는 대기업에 취직하려면 지방대 학생들이 상대적으로 불리한 차별을 받고 있다.

 

지역할당제는 학벌에 가려져 능력 발휘를 못하던 지방의 인재들에게 용기와 기회를 주고자 지난해부터 정부지침으로 확대 실시됐으며 현재 한국은행, 한국가스공사, 신용보증기금과 같은 공기업과 대우증권, 현대산업개발과 같은 사기업을 중심으로 지역 할당제가 실시되고 있다.

 

한국가스공사의 경우 지난해 1백79명의 신입직원 중 70.9%인 1백27명이 지방대 출신이었으며 한국은행과 기업은행은 10~25%를 지방대 출신자로 선발했다. 특히 올해 처음으로 한국은행은 주로 지역경제를 조사하는 지역경제전문가 채용제도를 도입했고 내년에는 강원, 경북(대구포함), 전남(광주포함) 3개 지역별로 구분해 3명 이내로 뽑을 예정이다. 또 산업은행은 지방대 출신자만 뽑는 지역금융분야를 신설했다.

 

한국방송공사 KBS는 지난 2003년부터 전국권, 영남권, 호남 제주권, 충청 강원권 등 4개 권역으로 구분해 원서를 받고 있다. 모집분야는 프로듀서, 기자, 아나운서, 촬영기자, 카메라, 방송기술, 방송경영, IT, 콘텐츠관리, 영상그래픽으로 나눠져 있는데 작년에는 최종 합격자 1백37명 중 36%에 이르는 지방대 학생이 49명이었고, 장애인도 4명이 입사했다. 특히 수년간 지방대 합격인원이 없었던 ‘기자와 프로듀서, 아나운서’에 각각 17명, 10명, 4명이 합격의 영예를 안았다. 뽑는 인원은 지역별로 일정하게 비율이 배정돼 있다. 2003년도에는 우리 지역에 방송경영직군 지역할당이 4명, 지난해에는 2명이 할당됐는데 각각 4명 중 3명이 호남 제주지역 학생이었고, 2명 모두 호남 제주학생이었다.

 

지난해 최종합격자 2명 중에 한 명인 우리 대학 출신 송희정 씨(경영 졸)는 “처음 KBS 채용 공고를 통해 우리 지역에 할당된 채용 인원이 2명이라는 사실을 알았다”며 “채용인원이 2명이지만 나와 같이 생각한 사람이 많을 것이라는 생각에서 원서를 낼까 말까 많이 망설였다”고 말했다.

그는 또 “KBS에 응시하시려면 직군에 상관없이 한국어능력시험에 응시해야하는데, 시험결과가 나온 후 본격적으로 전형이 시작되며 자기소개서는 신중하고 성의있게 작성해야 한다”고 전했다. “인성면접의 경우 질문이 자기소개서를 토대로 이뤄지므로 면접관으로부터 질문을 유도할 수 있도록 작성하는 것도 하나의 기술”이라는 그는 “어떤 응시자는 특기로 ‘노래’를 적었다가 면접장에서 노래를 부른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소설 ‘연금술사’에서 ‘자네가 무언가를 간절히 원할 때 온 우주는 자네의 소망이 실현되도록 도와준다’라는 말처럼 항상 자신을 믿고 정진하면 좋은 결과가 있게 된다”고 후배들을 격려했다.

 

필기시험은 전공시험, 논술, 작문으로 구성되며, 이후 5인 1조가 되어 실무평가 면접을 보는데, 면접관의 질문에 지원자가 손을 들어 대답하는 방식이다. 질문은 전공과 관련된 경우가 많고, KBS 현안에 대한 내용을 묻는다. 인성면접은 개별적으로 이뤄진다.

 

/노은빈 기자 kokohak@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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