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시원! 이 단어를 들으면 무엇이 연상되는가? 한 사람이 꼭 누울만한 공간에 책상만 하나 덩그러니 놓여져 있는 답답한 분위기? 추리닝을 입은 고시생들이 고시 공부를 하는 곳? 이러한 이미지가 연상된다면 이젠 그러한 생각을 버려야 할 듯싶다. 최근 고시원에 대한 학생들의 수요가 증가하면서 경영대(이하․상대) 뒤에는 고시원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나게 됐고, 시설 또한 생활하기에 불편함이 없을 만큼 편리함을 자랑하고 있기 때문이다.

1 상대 뒤 고시촌


고시원! 이 단어를 들으면 무엇이 연상되는가?

한 사람이 꼭 누울만한 공간에 책상만 하나 덩그러니 놓여져 있는 답답한 분위기? 추리닝을 입은 고시생들이 고시 공부를 하는 곳?

이러한 이미지가 연상된다면 이젠 그러한 생각을 버려야 할 듯싶다. 최근 고시원에 대한 학생들의 수요가 증가하면서 경영대(이하 상대) 뒤에는 고시원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나게 됐고, 시설 또한 생활하기에 불편함이 없을 만큼 편리함을 자랑하고 있기 때문이다.

 

고시원은 원룸이나 자취방과는 달리 한 달 방세만 내면 전기세나 가스세와 같은 여타 비용부담이 없기 때문에 학생들이 선호하는 주거방식이다. 현재 상대 뒤에는 20개의 고시원이 자리 잡고 있다.

그 이름들 또한 재미있는데 ‘장원급제’ 라든지, ‘명문’, ‘영광’, ‘탑’과 같은 고시의 합격을 염원하는 이름이 있는가 하면, 건물의 특징을 나타내는 ‘황토방’(방이 황토방이다)과 같은 이름도 찾아볼 수 있다. 고시원은 대개 3평에서 5평 남짓하고, 방 값은 한 달에 적게는 15만원에서 많게는 24만원까지이다. 물론 가격이 높을수록 기본 시설이 더 편하게 갖춰져 있는 것은 당연지사.

 

대체로 화장실과 욕실, 세탁실, 책상, 에어컨 같은 기본시설에 고시원에 따라 조리실과 다리미실, 휴게실을 갖춘 곳도 있다. 또한, 20만 원 이상 고시원은 화장실이 방안에 딸려 있고 냉장고와 텔레비전, 침대도 갖추고 있어 좀 더 편한 생활을 향유할 수 있다. 쌀밥을 제공해주는 ‘친절한 고시원’들도 있으니 이런 곳에 사는 고시원생은 밥값 걱정은 없다고.


2 고시생 인터뷰


“집이 광주인데 조용한 곳에서 공부하고 싶어 고시원에 살고 있다”

‘생활관이나 자취 등 다른 주거생활도 있는데 굳이 고시원에 사는 이유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우리 대학 법대를 졸업한 김 모 군은 “고시원은 여름엔 시원하고, 겨울엔 따뜻해 공부하기 좋다”며 “공부하다 편히 쉴 수도 있고, 고시원이 공부하기에 도서관보다 여러모로 좋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며칠 전에 잠을 자고 있는데 옆방에서 텔레비전 소리가 너무 커 잠이 깬 적이 있었다”며 “문을 두드렸는데 갑자기 조용해지고, 또 얼마 후면 시끄러워져서 주인아주머니에게 말했더니 독일인이 사는데 곧 나간다고 해서 며칠 참은 적이 있다”라고 말했다. 고시원 생활이 특별히 불편한 점은 없지만 가끔 소란스러울 때가 신경 쓰인다고.

 

그는 “공부를 하러 들어온 고시원이지만 가까이 사는 후배와 같이 술도 마시고, 저녁에는 운동도 하면서 즐겁게 지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시원 생활에서 가장 해결하기 귀찮으면서도 어려운 식사 문제에 그는 “거짓말 조금 보태면 밥값이 고시원비보다 훨씬 많이 나온다”고 손사래를 치며 “상대 뒤 식당에서 먹거나 자장면 등을 시켜먹는데 거의 거르게 된다”고 말했다.

 

3 김치 도둑, 옷 도둑 문제


고시원 생활에는 약간의 불편한 점이 있는데 가장 큰 문제가 바로 바늘도둑이다. 고시원에서는 대개 조리실이나 부엌에 비치돼 있는 냉장고를 공용으로 사용하는데 여기에 넣어둔 음식이 없어진다거나 세탁기에 돌려놓은 빨래를 분실하는 일이 종종 발생한다.

 

“누가 남의 김치까지 먹나요?”, “옷 제자리에 갖다 놓으세요” 등의 쪽지가 냉장고며 건조대 위에 붙어있기도 하다. 세탁기에 빨래를 맡기고, 빨래가 될 때쯤 세탁기 문을 열어보면 자신의 정든 옷이 없어져 있는 경우도 있다. 이럴 경우 각 방을 돌아다니며 자신의 옷을 찾아다니기도 하는데 누군가가 가져간 물건에 대한 씁쓸함은 감출 수 없다. 

 

이러한 일을 방지하기 위해서 각 고시원마다 CCTV가 부엌, 현관, 복도 등에 설치돼 있다.  자신의 모습이 찍히고 있는 것이 약간은 꺼림칙하기도 하지만, 도난을 방지하는 유일한 방법으로 인식되고 있다.

다른 애로사항으로 이웃 방의 소음, 공용으로 쓰는 화장실이나 조리실이 먼저 사용한 사람이 제대로 치우지 않는 등의 불편함이 있다. 옆방 이웃들의 사정을 조금만 헤아려 서로가 조심하면 어떨까. 

 

/임이랑 객원기자 h-i-n-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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