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대 역사교육과 김당택(52) 교수가 `우리 한국사’(푸른역사)를 냈다. 김 교수는 이 책에 `자유를 향한 긴 여정’이라는 부제를 붙였는데 이는 한국사에 대한 저자 나름의 독특한 시각을 반영하는 것이다.
 이 책은 우선 한국사를 고대귀족사회-중세양반사회-근대시민사회-현대민주사회의 4단계로 설정한다.
 삼국시대 율령반포에서 고려 성립까지를 귀족사회라고 본 것은 그 타당성 여부는 차치하고 많은 연구자가 따르고 있으나, 조선시대뿐 아니라 종전에는 귀족사회라고 보던 고려시대까지 양반사회로 포함시키고 있는 점은 꽤 모험적이다.
 이 책은 고려를 신라와 같은 귀족사회라 부르는 것은 신라하대의 변화를 무시한 견해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 일반적으로 조선건국 주축세력으로 간주되고 있는 이른바 신진사대부에 대해서도 새로운 시각을 드러내고 있다.
 김 교수는 신진사대부가 향리 출신 중소지주였다는 견해가 근거 없다고 말하면서 사대부는 기왕의 고려 관리를 가리키는 용어였을 뿐이라고 주장한다.
 또 조선 중기 사림에 대해서도 이들이 대체로 중소지주로서 영남의 재야 학자들이라는 통설 또한 타당하지 않다면서 사림은 성인 남자 양반 혹은 `지조있는 선비’라는 뜻이었고 조광조를 비롯한 사림 상당수는 경기, 충청 출신이었다고 반박한다.
 나아가 이 책은 갑오개혁을 계기로 신분제적 양반질서가 붕괴됨으로써 새로운 정치주도층으로 `시민’이 등장했다고 보면서 8.15 해방과 더불어 민주사회가 태동했다고 주장한다.
 저자 스스로 인정하고 있듯이 철저히 지배층, 정치사적 맥락에서 한국사를 접근한 이 책은 한국사를 소수의 귀족에서 양반을 거쳐 시민, 민주사회까지 `자유를 향한 긴 여정’으로 간추리고 있다. 536쪽. 1만9천원.
/전남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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