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대 벤치(이하 인벤)를 뒤로한 채 커다랗게 서 있는 소나무를 가게 삼아, 그 아래 커다란 아이스크림 통과 오목조목 줄지은 푸른 사과를 옆에 두고 바삐 지나가는 학생들을 묵묵히 바라보고 있는 60대 할머니, 인문대 학생들이 즐겨먹는 인벤스라베스의 주인이자 점원이다.

인문대 벤치(이하 인벤)를 뒤로한 채 커다랗게 서 있는 소나무를 가게 삼아, 그 아래 커다란 아이스크림 통과 오목조목 줄지은 푸른 사과를 옆에 두고 바삐 지나가는 학생들을 묵묵히 바라보고 있는 60대 할머니, 인문대 학생들이 즐겨먹는 인벤스라베스의 주인이자 점원이다.

 

그 옆으로 다가서 아이스크림 하나 달라는 말에 할머니는 아이스크림을 듬뿍듬뿍 누른다. 난장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처럼 아이스크림은 퉁겨 올라 하늘을 곱사등으로 만드는 것 같다.

 

사진 한번 찍자고, 인터뷰 좀 하자는 기자의 말에 수줍음으로 고개를 들지 못한 할머니는 웃으며 포즈를 취한다. 30세에 홀로 된 후 5남매를 키운 할머니는 힘들어도 인벤을 떠나지 않는다. “집에 있으면 갑갑해서 싫고, 학생들과 이야기 하는 것이 좋아 장사를 한다”는 할머니는 “좋은 사람, 나쁜 사람 다 있지만 학생들이 참 착하다”며 “예전에 수위 아저씨에게 쫓겨 숨다가 도너스(도넛)를 썪히기도 했지만 학생회에서 우리를 지켜줘 여태컷 장사를 한다”며 학생들에게 고마움을 표한다.

 

할머니는 봄가을에는 도넛, 겨울에는 귤 때론 오징어도 팔고 있다. 30년이 넘게 인벤에만 있었다는 할머니는 세월 가는 줄 모른다고. “여기서 아이스크림 하나 달라던 학생이 어느새 교수가 되어 다시 본다”며 “우리 딸도 여기서 졸업하고 여기 학생과 결혼해서 잘 살고 있다”며 흐뭇해 한다.

 

알게 모르게 흘러가는 세월만큼 세상도 변화는 법. 할머니는 "사람들이 갈수록 참 개인화 되어가는 것이 안타깝다"며 "똘똘 뭉쳐 다니던 학생들이 뭐가 그리 바쁜지 바삐 다닌다"고 말한다. “서늘한 동전 하나에 말 없는 자판기가 대령하는 음료수와 경쟁하고 있다”는 할머니는 쓴웃음을 머금는다. 할머니는 마지막으로 “학생들 공부 열심히 해서 꼭 성공해서 다시 보자”고 당부한다

 

/장옥희 기자sushoo@hanmail.net

저작권자 © 전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