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추천 음반으로 영국밴드이면서도 단순한 브릿팝(Brit Pop)밴드라는 틀 속에 갇혀 있지 않는 21세기 영국락음악의 대안이라고 할 수 있는 라디오헤드. 그들의 무한한 예술의 세계로 여러분을 안내한다.

’creep’이란 노래를 아는가? 이 노래가 Radiohead의 곡이라는 사실 정도쯤(?)이야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다 알것이다. 하지만 Creep을 RadioHead의 대표곡으로 알고 있다면, 그것은 그들의 ’전체’는 보지 못하고 ’부분’만 보는 우를 범하는 꼴이다. 실제로 라디오헤드의 보컬 톰(Thom)역시 대중들이 ’creep’이라는 한곡으로 밴드의 전체적인 색깔을 판단한다는 점이 가장 싫다고 불평을 토로한 적이 있다. (사실 그들은 그동안 공연 중에서 creep을 부르는 경우가 거의 없었다.)

오늘 추천하고자 하는 앨범은, 라디오헤드의 95년 앨범[The Bends]이다. 이 음반을 한번 듣게 되면 쉽게 빠져나오기 힘든, 중독성이 강한 앨범이라는 사실을 미리 말해둔다. 그룹 U2의 보컬리스트 Bono 역시 가장 아끼는 앨범이라고 말한 본 作은, 그동안 여러 음악평론가들의 찬사를 한 몸에 받으며 너바나의 그런지풍이 쇠퇴해가던 90년대중반 새로운 대안으로 평가하기도 하였다. creep이 수록된 그들이 데뷔 앨범 [Pablo Honey]와는 달리 더 이상 creep에서 탈피하고 싶어하는 그들의 무한한 가능성을 짐작케 한 앨범으로 다양한 실험성과 예술성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예술성’이라는 단어에 상당히 부담을 갖고 있는 사람일지라도 3번 트랙 ’High and Dry’와 4번 트랙 ’fake plastic tree’를 통해 그 부담감은 어느정도 해소 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똑같은 멜로디로 반복되는 베이스 소리가 압권인 ’High andDry’나 ’fake plastic tree’는 서정적인 톰요크의 보컬과 어쿠스틱 기타 사운드와 어우려져 오히려 creep보다 더 서정적이고 밝은 느낌을 전해준다. 2번 트랙 ’Streetsprit’나 ’Nice Dream’ ’Bends’등은 몽환적인 사운드를 통해 환각작용을 불러 일으키는 묘한 매력이 담긴 노래이다.

’안정’속에 언제나 절제할 수 없는 절제로 변혁을 꿈꾸다 어느새 자신의 ’껍질’을 벗어버리는 듯한 곡들로 가득찬 이 앨범은 라디오헤드의 다른 앨범들이 모두 그렇듯이, 한 곡씩 듣기 보다는 앨범전체를 한곡으로 생각하여 들어보기를 권한다. 그들 가사의 비아냥거림을 자신의 생각들과 동일시하게 되버리고, 이내 라디오헤드의 노래들이 자신의 노래가 되버리는 묘한 끌림을 느끼게 될 것이다. 라디오 헤드의 음악을 듣다가 끄려고 하면 도저히 끌 수가 없다. 왜냐하면 생각하지도 않았던 멜로디와 가사가 노이로제처럼 다시 들려오기 때문이다. 그리고 끌날때 남는 아쉬움때문에 그들의 음악을 찾게 될 것이다. 믿지 못하겠다면 한번 들어보시길.... 중독 되어버려도 책임은 못 진다고 미리 말했다.

The Bends(19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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