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행사를 치르면서 겪게된 여러 가지 재미있는 사건들을 통해서 우리가 그동안 모르고 지냈던 이북여성들에 대하여 좀 더 알아보고. 좀 더 가깝게 느끼고자 한다
예술로 확인한 민족적 정서
김정숙 휴양소 안 전시장에서 열린 남북합동 수예 및 미술전시회에서는 남측의 여성주의적 미술작품 23점과 북측의 수예 및 미술작품이 전시됐다. 예술에서 표현된 같은 민족적 정서를 확인함과 동시에 서로 다른 미술경향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북측 기자들은 추상적인 남측 작품에 주목하고, 그 의미를 물어오기도 했다.
평양방송 전명순(54)국장은 김미혜씨의 ’소녀’라는 회화작품에 대해 "우리 민족의 분열 속 여성들의 슬픔을 잘 형상화한 작품"이라며 ’하루빨리 통일을 이뤄 이런 수심을 가진 소녀들에게 밝은 빛을 입혀주고 싶다"고 감상을 말했다.
지하철노선도 선물에 웃음짓는 소박함
북녘여성들은 참 소박했다.
다른 사람들처럼 북녘 사람들에게 줄 선물을 아무것도 준비하지 못한 필자는 지갑 안에 지니고 다니던 부산지하철노선도에 짧은 글과 이름을 써 드렸다. 다른 사람이 스타킹이며, 화장품 등 여러 가지 값진 물건들을 드려도 있다며 받기 싫어하시고, 어떨 때에는 오히려 화까지 내시던 분이 구겨진 노선도 한 장에 "여기가 부산이랍네다"라며 함박웃음을 짓던 모습, 선물을 드리려 해도 한사코 거절하시다가 "그냥, 이것으로 하지요"라며 볼펜 한 자루를 집고는, "쓰면 없어지는 화장품보다는 오랫동안 보고 간직하면서 기억할 수 있는 볼펜 한 자루가 더 좋아"라던 소박함이 이남 사람들과는 사뭇 대조적이었다.
정 많은 우리반쪽
남북여성통일대회를 통해서 본 이북 사람들은 참으로 정이 많고 표현을 솔직히 하는 모습이었다. 특히 스스럼없이 엄마가 되어주고, 언니처럼 대해주는 모습은 정이 많은 사람이 아니고서는 할 수 없는 행동이었다.
자신을 또 다른 북녘의 어머니라고 여기라며, 기자의 친어머니에게 ’남쪽에 계신 자랑스런 딸 장연경 어머님’으로 시작하는 편지를 써주는 것하며, 함께 오지 못한 기자의 동생에게 ’함께 오지 못해서 속상했겠구나!’라고 말해주는 모습. 행사를 하는중에는 한번 인사했을 뿐인데도, 다음 행사때 "계속 찾았는데 어딨었네?"라며 다시 찾으며 반가워해 주기도 했다.
마지막 날, 금강산 여관에서 만찬을 가지고 헤어질 시간이 되었을 때 헤어져야 한다는 서글픔에 하염없는 눈물을 흘리는 필자에게 한 살 밖에 차이나지 않는 북측 언니가 "울지마∼, 연경이가 울면 내 맘이 괴로워∼"라고 토닥거리던 모습, "통일되면 다시 만나면 되지 울긴 왜울어"라며 달래주는 모습에서 정말 친 언니같은 푸근함을 느낄수 있었고 덕분에 필자는 더 눈물을 쏟아야 했다.
"그래 우리 통일되면 만나자요. 그땐 우리 아들도 걸을 수 있을거야요"라며 이후 만남을 기약하던 북녘 큰언니의 모습이 눈감으면 떠오르는것만 같다.
/전대기련 여성대회 공동기자단